명상의 시간

52. 無무

초막 2017. 8. 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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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미여 터진다.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리.

그렇게 해서 될 일도 아니고

생각하면 할수록 한심하고 어리석고

바보스럽고 정말.정말 내가 밉다.

이런 날이 올 줄을 왜 몰랐을까.

무슨 말을 해도 내 변명이고

내 핑계고 내 합리화 아니던가.

올 것이 오는데 피한다고

화낸다고 될 일도 아닌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다.

못나고 불충해서 그렇다.

떨어지는 낙엽은 왜 떨어지고

찌는 해는 왜 넘어가는가.

달도 별도 떳다 지는데

도리와 정도 순리 얼마나 듣기 좋은가

진정으로 새기고 살아온 날이 얼마이던가.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나고

뿌리고 심은 대로 거두리라.

아치롭고 아쉬워도 어찌하오리까.

빗방울이 우두둑 떨어지네.

/

묵언정진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데

답답해도 그렇게 살 지어다.

언제 그렇게 살지 않았던가.

바라기 전에 먼저 그렇게 해야지

못나고 어리석은 인간이여

내 꼬락서니를 모르고 촐싹거렸으니

그 업장 그 업보를 어찌 감당할 손가.

한심하고 멍청한 놈 되고 말았네.

잘근잘근 씹으면서 나를 느껴본다.

풋풋하게 올라오는

그 느낌에 나를 묻는다.

삶이 세상이 무엇인지 느껴본다.

내가 나를 속였는데

모르고 궁금하게 있단 말인가

궁상 떨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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