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사람 고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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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좀 불편한 것은 참겠는데
마음 언짢은 것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참기가 어렵다.
그래서 살면서 화도 내고 짜증도 낸다.
남이면 안 만나면 그만이지만
이러지고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면 참 난감하며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힘들고 괴롭다.
이혼은 그래서 하는 것이며 어쩌면 현명한 처신인지 모르며
자식까지 낳고 이혼한다는 게 당사자들은 죽을 맛일 것이다.
세상엔 미운사람이 있는가하면 고운 사람도 있다.
얼굴만 보아도 목소리만 들어도 즐겁고 반가운 사람
이런 사람들이 가까이에 많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처음에는 고운 사람으로 만나 살다가 미운 사람으로 변하면,
그때는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잘못 보았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만나지 않는다가 90%이상이라는데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 사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다
이것은 안과에 가도 치유가 안 되며
나이 들면 콩깍지든 팥깍지든 방법이 없다.
그러나 냉은 냉으로 열은 열로 치유한다고
콩깍지는 콩깍지로 한 번 더 씌여지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게 유일한 치유 방법이며 참는 것이다.
지금 와서 콩깍지 벗긴다고 무슨 새로운 콩이 보이겠는가.
자식도 착하게 자라 잘되어 고운 사람이 되면
눈에 넣어도 안 아프며 몇 백번을 보아도 또 보고 싶지만
말썽 지기고 걱정거리 귀찮은 존재가 되면
자식이 정말 뭐라고 하는 말이 생각난다.
가까운 사람이건 먼 사람이건
어떻게 자리 메김 하는 가는 어쩌면 내 마음인지 모른다.
고우면 다가가고 싶고 기다려지지만
미우면 보기 싫고 멀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살다보면 고운 사람이 미운 사람으로 미운 사람이 고운 사람으로 되기도 하는데
미운사람이나 고운사람이나 한 사람인데 내 마음이 그렇게 만들었다.
별 볼일 없는 사람이 되면 멀리하며 보기 싫은 미운사람이 된다.
거기다가 주책바가지가 되면 정말 답답하다.
고운 사람으로 남고 싶지만 세월이 주변 환경이 그냥 놔두지 않는다.
지난날 생각나는 사람들도 많은데
지금은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두들 고운 사람으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나는 어떻게 비춰질지 쌓은 공덕이 없으면 미운 사람으로
후덕한 삶이였으면 고운 사람으로 남을 텐데 걱정스럽다.
지난날 골방 보리밭 묘등 방앗간 옆에서 함께한 친구들이 보고싶은 얼굴이지만
이제는 흘러간 추억이고 미련도 아쉬움도 다 부질없는 그리움의 세월이다.
지금부터라도 더 이상의 미운 사람으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운명이라는 내 틀에 가두어 놓으면 답답하지만
돌아보면 이해 못할 것도 서운할 것도 없으며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드니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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