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사람

17. 만남과 소통

초막 2014. 8. 24. 01:31

만남과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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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마음이 맞으면 만남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모임을 결성한다.

어떤 모임이든 목적이 있고 거기에 부합하지 못하면 곧 해체된다.

처음에는 반갑다 오랜만이다 하며 겉치례 인사가 오고가지만

몇 번 만나고 나면 할 말이 별로 없고  곧 심드렁해지며 엉뚱한 야기를 한다.

상대방 내력을 잘 모르기에 속 깊은 야기를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렸을 때 친구는 서로가 서로의 집안 내력이든가

성장 과정을 대충은 알기에 깊은 야기도 하고 이해의 폭이 넓어져

만나면 만날수록 수다가 늘어나 지난날 못다한 야기 새로운 사실도 안다.

그러나 별다른 야기는 아니고 대충은 감이 잡히는 지난날의 소문이고

잼 나고 웃기기도 하고 황당스런 옛날 야기도 있다.

일년에 서너번 정도 만나 고스돕 치고 소주잔 막걸리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지난 이야기도 많이 하는데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야기를 들은들

답답한 마음이 후련하고 해결책이 있겠냐마는

그래도 잠시나마 지난 추억 속으로 들어가

나를 잊고 즐거운 시간이 되니 꾸준한 만남을 이어간다.

친구라도 처음에는 좀 어색하다

자주 고스돕치고 술 마시고 어울리다보면 만만해진다

만남에서 어색하면 불편하고 만만하면 편안하다

지금은 친구든 싸모님이든 만만해서 좋다 그래서 편안하다.

부담 없이 다가오는 농담이 허물없는 친구라는 것을 느낀다.

이런 분위기 타고 집안사정도 좋은 일이건 골치 아픈 일이건

좀 그런 것도 혼자만 앓지 말고 말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무슨 해결책이 있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가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생각의 중지라는 것도 있는데

어렸을 적 환경이 비슷하기에 좋은 참고가 될 수도 있다.

같은 야기라도 만남의 상대에 따라 치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각자의 마음이지만 우리는 이런 경지는 뛰어 넘은 것 같다.

말하지 않아 생각이 다르다면 아무리 좋은 야기하면 뭐하나

소통은 내가 먼저 내려놓고 비워야하며

초등학교 때야 소통이 안 되어 싸우기도 하고 애를 태웠지만

지금은 막힐 것도 걸릴 것도 애 태울 것도 없다.

우리 집 사정도 다들 대충은 다 아는데

이제는 감출도 부풀릴 것도 없으니 만남이 자연스럽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일상이고 이게 삶 아니겠는가.

답답하면 운명이라는 것도 생각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인 줄 알지만

돌아보게 되고 비교하게 되고 아쉬움도 밀려온다.

남의 밥의 콩이 더 크게 보이고 좋아 보이지만

내 마음 흡족게 하는 편안한 곳이 있겠는가.

그래서 하나둘 내려놓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다는 생각이 들 때면

별다른 욕심도 집착도 없어진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만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것이며

좀 더 많이 웃고 고스돕 잘 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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