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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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새싹을 띄워 여름날의 온갖 풍상을 다 겪어내며
풍성한 결실을 맺은 가을,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
그 어느 한생각인들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으랴마는
풍성함의 아름다움도 떨어질 때면 공허하게 느껴진다.
가을의 찬사 그 어떤 미사여구로 다 말할 수 있겠는가.
저마다 생각이 다르니 그냥 본 대로 느낀 그대로다.
단정 지어 무엇하나로 결론 내리려고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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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또한 이와 다를 바 없으니
무슨 구차한 설명이 더 필요 하겠는가.
그래서 삶의 정답은 없다.
상대의 어떤 말이든 이해하려고 들면 이해 못할 것이 없으며
다르게 보려고 하면 이해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음이란 오모라 들면 바늘 하는 곶을 틈도 없고
펼치면 5대양6대주를 감싸 안아도 넉넉하다.
낮추고 낮추면 세상은 조용하고 편안하다.
이것이 진정한 긍정적인 마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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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저마다 운치가 묻어난다.
그 중에서도 가을은 가득차고 풍성하여 수식어가 많다.
그렇지 못하면 이 보다 더 쓸쓸함이 어디 있으랴.
버리고 비우면 편안하다는 알듯 말듯 한 이야기들
평범한 범부들의 삶이고 우리들의 일상이고 세상사다.
화려한 단풍도 낙엽으로 떨어져 이리저리 딩굴 때면
지난날의 화려함은 없고 갈색으로 변한다.
그래서 쓸쓸함을 갈색추억이라고 했던가.
이런 갈색추억도 시커먼 거름이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한번 간 갈색 추억은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그래도 갈색추억의 계절은 예전처럼 돌고 돌며
주인공이 바뀌어 내년에도 그다음 다음에도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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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한번 망가지면 다시 일으켜 바로 세우기는 어려우며
아픔의 상처는 평생을 안고 갈수도 있다.
그 불편한 마음이 깨달음이며
그것으로 더 겸손해지기도 하고 성공한자도 있고
욕심에 사로잡혀 절망과 좌절로 주저앉는 자도 있다.
이래서 불편함이 불편하지 않을 수도 있고
불편함의 장애로 다가 올수도 있어 삶은 내하기 나름이다.
편한대로 고집대로 다하면 좋은 것 같지만
살다보니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았고
힘들고 괴롭고 고통 이였지만
그것이 삶의 보약 이였고 힘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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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는 것이 힘들지만 참지 못하는 어리석음보다
더 큰 어리석음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18세기 19세기 사람들은 없으며
20세기 사람들은 매일 떠나가고 있는데
그때 사람들도 이런 생각하며 조용히 떠나갔을 것이다.
마치 올해 가을이 작년 가을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처럼
역사도 계절도 이렇게 반복되나 보다.
가을의 단상 앞에서 버리고 내려놓고 비우는데
무슨 잡다한 논리와 긴 설명이 더 필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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