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30. 낙엽/

초막 2013. 11. 3. 16:57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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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잔뜩 낀 깊어가는 가을날 오후

생기가 가시지 않아 밟으면 미끄럽고

싱싱한 노란낙엽이 길바닥에 즐비하다

싱싱함도 낙엽 되니 힘없이 갈지자 행보로

이리저리 휘날리다가 살포시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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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밀려드는 가을의 적막감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쓸쓸함을 더하며

미풍에도 우수수 마구 떨어진다.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들어

낙엽을 바라보며 명상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삶에 대하여 온갖 수식어로 정의 내려 보지만

살아가는 것은 답 없는 답을 찾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로 함부로 재단하지 말 것이며

앞날은 알 수 없으며 캄캄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예측은 할 수 있어도 알 수 없는 것이 삶이며

혹시 요행으로 맞힐 수 있지만

그 또한 언젠가는 틀릴 수 있다.

/

질책도 후회도 소용없는 일

낙엽으로 떨어져야 108번뇌가 멈춘다.

세상 살아가는 가르침이 얼마나 많은가

어느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새기고 들었으면

운명은 달라졌을 텐데

어리석음은 지나고서야 깨닫는가 보다.

/

()”에서 풋풋하게 묻어나는

찡한 향취가 나를 일깨운다.

좀 어둔하고 불편하고 서운하고 모자라고

좀이 아니라 많이 그러해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시간은 기다리면 안 가고 기대하고 바라는데서

절망과 서운함이 오며 그래도 세월은 간다.

/

늙어 가면 혼자서도 외로워하지 않고

즐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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