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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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잔뜩 낀 깊어가는 가을날 오후
생기가 가시지 않아 밟으면 미끄럽고
싱싱한 노란낙엽이 길바닥에 즐비하다
싱싱함도 낙엽 되니 힘없이 갈지자 행보로
이리저리 휘날리다가 살포시 내려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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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밀려드는 가을의 적막감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쓸쓸함을 더하며
미풍에도 우수수 마구 떨어진다.
가을 정취에 흠뻑 젖어들어
낙엽을 바라보며 명상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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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하여 온갖 수식어로 정의 내려 보지만
살아가는 것은 답 없는 답을 찾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것 하나로 함부로 재단하지 말 것이며
앞날은 알 수 없으며 캄캄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예측은 할 수 있어도 알 수 없는 것이 삶이며
혹시 요행으로 맞힐 수 있지만
그 또한 언젠가는 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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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책도 후회도 소용없는 일
낙엽으로 떨어져야 108번뇌가 멈춘다.
세상 살아가는 가르침이 얼마나 많은가
어느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새기고 들었으면
운명은 달라졌을 텐데
어리석음은 지나고서야 깨닫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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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忍(인)”에서 풋풋하게 묻어나는
찡한 향취가 나를 일깨운다.
좀 어둔하고 불편하고 서운하고 모자라고
좀이 아니라 많이 그러해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시간은 기다리면 안 가고 기대하고 바라는데서
절망과 서운함이 오며 그래도 세월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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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 가면 혼자서도 외로워하지 않고
즐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이 삶이고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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