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47.뒤집고 버리고 비워야 시원하다.

초막 2012. 10. 22. 14:46

 

뒤집고 버리고 비워야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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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살아 있는 것이고 힘이 있으니 아직은 청춘인가 보다

죽으면 아프지 않고 늙어지면 힘이 소진되니 맞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이런 말이 나왔을까.

극심한 아픔(고통)으로 하루하루를 참담한 마음으로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 엎친데 덮쳐 보호자도 골골 거리고 가사형편이 기울어져 눈물만 난다.

경제적 여력이 안 되어 방송을 타고 도움을 청하는 사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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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석 도와주지 못하는 마음이 안타깝다.

ARS나 익명의 기부자들을 보면 구경하는 옹졸한 마음이 부끄럽다.

사회는 왜 이렇게 불공평하며 신이 있다면 고통에 고통을 더하게 하는가.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보노라면 천당과 지옥이 따로 없다.

이런 참담한 마음 억누르면서 답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이 선거 때마다 부르짓는 서민들이다.

걱정 없이 답답한 마음 털어 버리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냥 그렇게 참고 살아가는 것이 서민의 삶인가 보다

참지 못하여 잘못 튀어 죄를 짓기도 자기 학대와 질책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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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의 입장에서 겪어 보지 않고서는 무슨 말을 한들

그것은 겉치레 체면치레 형식 논리에 불과하다.

전생이 있고 현생이 있고 다음 생이 있다고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산다면

끔찍하고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도를 통하여 생사의 구별이 없고 태어남과 죽음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희로애락에서 자유롭고 유유자적 살아 갈 것이다.

그러면 고통도 괴로움도 슬픔도 기쁨도 즐거움도 노여움도 없는 인생

이것이야 말로 해탈의 대자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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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는 것은 막혀서 통하지 않는 것인데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 에고에 갇혀버리면 그렇게 된다.

들어서 이해하지 않으려하고, 알면서 모른 척 하며 우길 때는

이보다 더 답답한 것은 없고 열이 올라온다.

그래도 참아야 하는 게 인생이다.

막히면 거꾸로 뒤집으면 확 뚫리기도 하는데

역지사지의 상대편 입장에서 생각하면 풀리기도 한다.

/

살아 있으니 아프고 힘이 있으니 청춘이라고 하는 것은

뒤집어서 일컸는 역설적인 말이다.

몸도 가끔은 뒤집어 주면 건강에도 좋고 시원하다.

나이 들어가면 그동안 형성된 가치관이 굳어

몸도 마음도 내 에고에 갇혀 뒤집어지지 않는다.

잘 숙성시켜 완숙퇴비를 만들려면

가끔씩 뒤집어주면서 물도 주어야 한다.

그대로 놔두면 숙성되지 않고 악취가 진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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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통팔달 소통은 어느 쪽이든 막힘이 없어 답답하지 않은 것인데

몸이든 조직이든 사회든 어느 한 구석이 막히면 찌뿌디하고 답답하다.

과하여 넘쳐나면 막히게 되어 있어 답답하다.

버리고 비워야 소통이 된다.

오만가지 생각에 갇혀 있으면 답답하고 괴롭다.

기억하는거 보다 잊어버리는 것을 잘해야 하며.

뒤집고 버리고 비워져 막히지 않으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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