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21.지혜/

초막 2011. 10. 2. 16:15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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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가을 날씨 청명하고 상쾌한데

한심하고 멍청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여 그대는 누구인가.

그러기에 그럴 수밖에 없고 주변도 어지럽다.

모든 인연은 그에 걸맞게 짝지어지고 이루어졌다.

길가에 돌부리 하나도 인연 따라, 걸려서 낭떠러지로 구르는 것 막아

화를 면하게 할 수도 있고, 걸려 넘어져 다치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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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도 누구에게는 구린내 나는 더러운 것이지만

누구에게는 명약이 되어 병을 고쳐준다.

괴롭고 힘겨운 것도 따져보면 내 업장에 맞추어 진 것이다.

저질러진 업장 녹이는 거라면 속상할 것도 후회할 것도 없다.

주위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더 답답할지도 모른다.

가을의 청명한 하늘처럼 언제한번 개여 볼 날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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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흔적 맞추어보니 왜 그러했는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가 간다.

지난여름은 그래서 그렇게 늘 먹구름 끼여 있었나 보다.

이제는 모든 것을 담담한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이자

참는다는 게 이렇게 속상하고 괴로운 줄 몰랐다.

그러니까 멍청하고 어리석은 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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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별거 아니며 즐겁게 살라고 하지만

살다보면 세상이 어디 그런가 생각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것 다하고 살지는 못한다.

고급승용차 탄다고 그 안에 사람까지 고급은 아니고

좋은 옷 입었다고 옷 속의 사람까지 좋은 것은 아니고

부자라고 사람의 마음까지 부자는 아니다.

어리석었지만 어리석음을 알면 현명한자가 되고

현명하지만 부족한 점을 모르면 어리석은 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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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식한 학자가 나룻배로 강을 건너면서 사공에게 물었다.

수학을 아시는지요? “아니요라고 하자 쯔 쯔 쯔 ......

그럼 문학은 아시오? “아니요라고 하자 쯔 쯔 쯔.........

철학과 종교를 아시오? “아니요라고 하자 쯔 쯔 쯔 .......

강 중간에서 풍랑을 만나 배가 뒤 접혀 두 사람이 허우적거릴 때

학자가 사공에게 살려 달라고 하자 사공이 물었다.

헤험 칠 줄 아시오학자가아니요라고 하자 사공이 말했다

정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살리는 법은 모르고 계십니다.

그러면서 박식한 학자를 건져주었다.

/

많이 알고 많이 가졌다고 지혜로운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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