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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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는 오래 동안 담그 놓은 것일수록
향이 짙고 빛깔도 곱습니다.
친구는 옛 친구가 그립고 .
아름다운 추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 되 살아 납니다.
1963년(초등학교 1학년) 12월 어느 날 오후
어두컴컴해 지드니 잔뜩 찌푸린 잿빛 하늘에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지요.
담임선생님이 출타 중이여서
교장선생님이 대신 수업을 하였습니다.
때맞추어 눈(雪)의 노래를 배우는데
낡은 건반(풍금)을 열심히 치시면
50여명 남짓한 1학생들은 뜻은 잘 모르지만
풍금소리에 맞추어 힘차게 따라 불렀습니다.
1.펄펄 눈이 옵니다
바람 타고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송이송이 하얀 솜을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2.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노래 가사 말 중 얼마나 먹 거리가 그리웠으면
눈을 떡가루에다가 비교 했을까
낡은 풍금소리와 아이들의 깨꼬리 같은 목소리
한테 어울려져 소백산 줄기 00산 기슭
00벌에 널리 널리 울려 퍼졌지요.
함박눈 펑펑 내리는 밖 갓 풍경,
머리 휘끗 휘끗한 교장선생님의 모습.
함석지붕교실의 낡은 풍금소리,
아이들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
한테 어울려져 하나의 예술 작품인데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 노래 함께 부르던 친구들
지금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교장선생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
그 함석지붕 교실 여름 장마철이면
천정에서 새는 빗물 양동이 받쳐 받아내고
홈통 밑둥치에 양동이 받쳐 물 받아서
걸레 빨아 교실 바닥 청소하고
홈통 물에 검정고무신 신은 채로
발 헹구든 기억이 이채로 왔습니다.
초등학교 하면 내가 떠올리는 기억입니다.
지금 아이들은 무슨 기억을 떠 올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