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 2009년 12월 8일 뿌옇게 흐려지면서 흰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12월 7일이 대설 이였는데 절기는 자연의 순리대로 갑니다. 맛있는 것을 아무리 먹어도 어느 한계에 다 달으면 쾌락과 만족감은 더 이상 높아 질수 없으며 즐거움의 시간도 한 순간일 뿐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 부와명예도 이와 별반 다를 바 없지요 한계의 끝은 허무하고 영원하지 않음을 알지만 깨닫지 못하면 욕심은 욕심을 부르며 끝이 없습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누구든 나라걱정 국민걱정하며 뭐든지 잘해보려고 할 것입니다. / 여기에 사심이라는 욕심이 끼어들어 뭔가를 과시하고 후세에 족적을 남기려고 하면 잔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불행해진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지요 편이 나누어져 화려한 논리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사회 어느 집단이건 이기주의가 팽배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주장을 펴든 법치의 틀은 벗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 80을 살다가 가나 90을 살다가 가나 지나고 보면 10년이란 세월이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죽음을 하찮게 여길 수 없어 모든 것을 바쳐 전력투구합니다. 이 세상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요. 이런 목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허비한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 부와 명예를 얻고 맛 나는 음식을 먹어도 영원할 수 없듯이 지나고 나서 보면 헛다리짚은 것이 수두룩합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욕심 부렸을까. 왜 그런 짓을 했을까. 후회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지만 그것은 말의 논리이고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는 없지요. /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쓸 만한 것은 별로입니다. 이렇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지난 일들이 허무하기도 하고 한심합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깨우침이란 게 이런 것이 아닐는지요. / 조금 전 잿빛 하늘에서 펑펑 쏟아지든 함박눈 한 시간을 못 버티고 살아졌습니다. 이게 자연의 순리인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