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생활

88. 팔자/

초막 2010. 8. 4. 10:22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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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살아가는 풍경은 각양각색이다.

그때 그때 조금만 더 조금만 덜 하는 아쉬운 순간도 있었고

누구를 만나고 못 만나고는 예견된 것이 아니라

그져 그렇게 우연인 것 같은데

그래도 운명론이 있고 팔자타령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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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삶은 타고난 팔자대로 가는 것일까.

그 운명을 안다면 노력 안 해도 팔자대로 펼쳐질까.

팔자도 운명도 지나온 길에 끼어 맞추어 덮씌우기 한 것이다.

울퉁불퉁하였지만 덮씌우기한 길은 평탄하고 시원해 보인다.

상황과 결과를 결부시키면 과거는 딱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미래는 예측만 할 뿐이고 단정 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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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운명과 팔자를 안 믿을 수도 없고

믿자니 그렇고 편한대로 생각하자

지난 일은 엿장수 맘대로 끼워 맞출 수 있는 고물이다.

고물은 재생을 잘해야 좋은 제품이 되는데

과거 습관에 젖어 있으면 영원한 고물이 된다.

고물이 되어버린 고물이여 그래도 그때가 그립다.

/

고물도 운명이고 팔자란 말인가 고물은 고물이다

그 위에 덮씌우기 한다고 새 물건이 아니다.

팔자도 운명도 바꿀수가 있다고 하는데

남의 운명과 팔자를 누가 고칠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런 이야기 쓰는 것이 팔자와 운명이라면

읽는 것은 예약된 인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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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와 운명에다 갖다 붙이는 게 인연이다.

쉽게 헤어진 인연도 끊을 수 없는 인연도 있다.

내 운명과 만나는 많은 인연들 타고난 팔자니

악연이든 순연이든 모두가 소중한 존재다.

마음은 목맨 송아지 다루듯 얼러주고 달래주어야 하고

육신은 코뚜레 끌고 가듯 가기 싫어도 갈 곳은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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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든 운명이든 달구고 두드려 펴진다.

편안한곳만 찾으려니 잘 안 된다

건강할때는 마음을 따라야 하고 병들면 몸을 따라야 한다.

반대로 가면 건강을 망치고 병을 더 키운다.

그리고 마음의 병도 얻는다.

/

인생은 고행의 길 걷고 걷고 오늘도 외운 길을 걸어간다.

삶은 늘 찌뿌디하고 볼일 보다가 뒤처리 안하고

엉거주춤하게 일어선 것 같이 갱긴다.

무엇을 내 보이려고 하지를 말고

완벽을 추구하려고도 하지 말자

그게 욕심이고 병이다

/

욕심은 만병의 근원이고 감사와 겸손은 만병통치약이다

알 수 없는 게 팔자고 운명인데 대충은 예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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