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라
/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산이 높은데
이리저리 꿰 맞추어도 참담한 마음뿐일세
왜 그럴까
당연한 수순을 밟아 가는데
삶이란 이런 것 일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아직도 뭔가를 어찌하려고
어떤 마음이 꿈틀거린다면 길은 험난하다.
모질게 야물게 당차게 행할지어다.
염치 의리 정도 순리 도리 기본도 있는데
얼마나 지키고 살았나
위로받을 것도 보상받을 것도 없다.
부족 미련 어리석음 어물 얍삽
부도덕하고 한심한 인간이여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다 들어났는데
무슨 미련이 남았단 말인가
근본이 바로 서 있지 않으면
무엇을 보고 듣고 느낀들 제대로 되겠는가.
파란만장한 지난날의 역사여
업보로 맺어진 그 업장을 무엇으로 보상하리까.
무시한다고 잊어지고 없어 지겠는가.
평생을 안고가야 할 내운명 내 팔자여
이렇게 답답할 줄은 미쳐 몰랐네
어리석고 한심한 인간이 되고나니
절절이 맺힌 한들이 쏟아 지는구나.
끓어라 끓어 끓고 싶은만큼 끓어 올라라
그렇게라도 후련하고 편안하다면
무엇인들 못 참어랴
무조건 참어라
내세울 것도 감출 것도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것 같구려
꿋꿋하게 흐르는 내안의 나를 진솔하게 느낀다.
옛 어르신들의 말씀 속담이 다 맞는구려.
잘한것 베푼것 뿌린것이 없는데
무엇을 바라고 기대 하는가
지금의 편안함의 고마움은
그리고 내 꼬라지 처지는 왜 모를까.
참기 어려운 것을 참는게
진정한 참음이다.
못나고 못난 내 인생
아직 남아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나를 버리는 것이 나를 구하는 것이다.
다 버리고 비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