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86. 띨띨/

초막 2014. 9. 24. 22:50

띨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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띨 띨 하다.

정말 멍청하고 어리석고 한심하고 띨띨 하다.

무슨 말을 같다 붙여도 다 잘 어울린다. 왜 그럴까.

나도 나지만 잘 모르겠다. 띨띨해서 그런 모양이다.

바보등신 된지는 벌써 오래고 거기다가 몸도 따라주지 않으니

참 걱정스럽다. 그러나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내안의 나 내가 참고 견뎌내어야지 보챈다고 누가 들어주든가.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으면 홀 가분 할 텐데 그러지도 못한다.

그러니까 띨띨한 것이다. 오래도록 참으면 울화통 터져 화병 된다.

띨띨해도 챙겨먹을 것은 잘 챙겨먹어야 힘을 쓴다.

이런 생각이 욕심일까. 욕심이 되면 아니 될 텐데

그런다고 들어난 치부가 가려질 것도 아닌데

띨띨 해도 정도와 도리 분수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먼저 낮추고 숙이고 내려놓으니 편하기는 편하다.

한 푼 어치도 안 되는 자존심이 뭐 길레 그렇게 끓이고 살아야 하는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머리로는 수없이 되 뇌이면서도

마음은 콩 밭에 가 있으니 마음으로 담지를 못한다.

띨띨하면 할 수 없나 보다.

차들이 시원하게 달려간다. 세월 한번 좋다.

세월도 이렇게 달려가는데 시원하지는 못하다.

어떻게 달려가든 종착역에서 다 만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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