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31.이유 없는 무덤은 없다./

초막 2012. 5. 13. 09:18

이유 없는 무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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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묘지에 가면 이유 없는 묘지(죽음)는 없습니다.

딱한 사정, 억울한 사정, 말 못할 사정, 등등..........

어떤 변명을 하여도 저마다 그렇게 된 까닭이 있으며

그 사유는 결국 당사자에게로 귀착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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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온갖 이유와 변명

뭉떵거려 업장이라 하기도 하고 운명이라 하기도 하지요.

조용한 삶보다 높낮이가 있고 괴로움과 즐거움이 있고

이런 변화가 있기에 살아가는 맛을 느끼는가 봅니다.

고독이 취미라는 역설적인 말이 있듯이

고생과 괴로움 그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고 느낀다면

고생과 괴로움이 아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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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들어난 신체적 모습은 힘들고 불편하고 궁상스러워 보이지만

속은 멀쩡하고 건강한자 있는가 하면

겉모습은 건강하고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속은 골병들어 썩어가는 자도 있습니다.

마음 또한 겉으로 들어난 말은 번지러 체면치레 잘 하지만

뒤로는 나쁜 짓 일삼으며 허튼 길을 가는 이중인격자도 있습니다.

이렇게 속이 썩어가는 자가 있는가 하면

투박하고 어리숙해 보여도 진실 된 삶 바르게 가는 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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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다르고 속 다른 것이 어디 까마귀와 백로뿐이겠습니까

사람들이 더 할지도 모르고 나도 그렇게 살지는 않았는지 ??

이러니 삶의 길흉화복은 다 이유가 있고

근원 없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이유를 찾다보니 조상 탓도 하고 부처님도 하느님도 찾아갑니다.

어떻게 살아가든 존재가치 이유가 있는 것이니

길가에 풀 한포기 돌 뿌리 하나라도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겠지요.

/

이런 생각 못하고 내세우려고 하고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

이 얼마나 얄팍하고 어리석은 짓인가.

나는 못 깨우치면서 남에게 알리고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니

세상살이가 어려운 가 봅니다.

부처님 마음 하느님 마음으로 살라 하는데

그 길이 험난한 것 같습니다.

/

보이는 대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見物生心(견물생심) 인지상정.

그러면서 자랑하고 싶고 내세우려는 마음

그것 때문에 욕심이 생기고 걱정이 생기고 괴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불가에서는 다 비우고 내려놓으라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듯 말듯합니다.

어떤 일에 근원을 생각하고 이유를 따져보면

모든 것은 나에게로 귀결되는데

많이도 변명하고 엉뚱한 곳을 쫓아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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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흔들리는 이내 마음

이유를 알지만 피해가려하니 부족한 것이 많나 봅니다.

괴로움도 즐거움도 이유를 생각하면

흥분할 것도 없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면 됩니다.

이런 일상 하나하나가 모여서 삶을 형성하고

그것이 곧 역사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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