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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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에는 현충일도 있고 6.25사변일도 있는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5월의 실록은 더 짙게 이어가고 7월의 여름을 열면서
덥지도 춥지도 않아 생활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곡식도 과일도 본격적으로 출하가 시작되면서 맛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모내기 끝낸 들판엔 갓 심어 놓은 모(벼)가 훤하게 비쳤는데
논바닥이 보일 듯 말 듯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고
물 가득히 담고 찰랑거리는 논빼미를 보노라면 저절로 배가 불러 옵니다.
이것이 농사짓는 고향 어르신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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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던 우리 아버지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11월에 입대하여
전쟁이 끝나고 1956년 2월에 육군 이등상사(중사)로 만기 전역하였지요.
살아계신다면 81세, 고향에는 친구분들 몇몇이 살아계시지만
지금은 돌아가신 분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6.25참전 용사 자격으로 2004년 9월 영천호국원에 안장되었지요.
거기에는 6.25참전한 고향친구 분들도 같은 묘역에 있습니다.
아버지 세대에는 군에 가서 돌아오지 못 한분들이 많습니다..
세월이 흘러 돌아오신 분이나 못 돌아오신 분이나 같은 처지가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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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전 시골 면사무소에 있을때
공무로 어느 원호대장자 가정을 찾아 간 일이 있지요
국가에서 지급되는 흰고무신한컬레 무료버스승차권2장 식권1장을 갖고
군소재지의 현충탑 참여 안내장을 전하자
60대 중반의 할머니가 받아들고 그 자리에 주져앉아 대성통곡을 하는데
무슨 말로 위로하여야할지 어리둥절하였습니다.
울음을 멈추고 나서야 아드님이 월남전에서 전사한 것을 알았습니다.
6월이면 그때 아드님을 그리워하며 통곡하시던 할머니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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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에는 독립유공자 3분이 계시는데
동모모 김모모 김모모 아직도 이름이 아른거립니다.
30여년 전 기억을 떠 올리면 마을마다 원호대상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모두들 어떻게 살아가시는지??
예전이나 지금이나 군에 가서 젊은 나이에 희생되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자식 군에 보내는 부모 마음은 같은데
6.25가 한창이던 1951년 11월에 아버지 군에 갈 때
아들 군(전쟁터)에 보내는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은 어떠했을까.
몇 년 전 손자(우리아이)도 공조롭게 11월에 군에 갔는데
춥다고 호들갑 떤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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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대 노모가 70대 아들보고 차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것을 보면
자식 걱정은 끝이 없나 봅니다.
요즘은 대부분 외아들을 군에 보내는데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군에 간 아드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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