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복통

46. 착각은 자유/

초막 2010. 8. 20. 13:18

착각은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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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말쯤 집사람 친구가 찾아와서 인사를 시켜주는데

30살이 훨씬 넘었건만 혼자 살아간다고 하였다.

널씬한 키에 빼어난 미모 거기다가 싹싹한 말솜씨까지

왜 결혼을 하지 않는지 이해가 잘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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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집사람이“너도 빨리 결혼하여 가정을 꾸려야지”

그러자“너 신랑처럼 잘 생긴 사람이면 지금이라도 가겠다.

혼자 살면서 좋은 사람 있으면 그때그때 즐기면서

그냥 이렇게 사는 것이 더 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육질이 아닌 나를 보고 근육이 멋있다며

좀 만져보면 안되냐고 하며 좀 오버하는 듯한 말과 행동을 한다.

듣기가 낯 뜨거웠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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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 와서 점심을 먹자고 하는데.

그렇게 잘 알거나 친한 사이도 아닌데 난감했다.

그런 전화가 몇 번 왔지만 바쁘다는 핑게로 빠져 나갔으나

퇴근 후 저녁 한번 먹자고 하는데 어쩔 수 없어 약속을 하고

식당으로 가는데 우리 집에서 와서 한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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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있으면 즐기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나를 보고 멋있다는 칭찬??등등

그럼 내가 그 대상에 걸려들었다는 말인가?

머리가 복잡해지면서 가슴이 콩닥 콩닥 뛰었다.

드디어 식당으로 들어가니 집사람과 같이 와있지 않는가.

나를 보자마자 나보고 참 순진한 사람이라고 한다.

저녁을 먹고서 보험에 대하여 설명을 늘어놓으면서

보험 하나 들어 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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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에게 이야기하니 나에게 먼저 말해보라고하여

점심이나 한번먹자고 여러 차례 전화를 했다고 한다.

정황을 종합해보니 그동안의 한 말과 행동이 이해가 간다.

그것도 모르고 의심하고 김치국부터 먼저 먹었으니

만약 어떻게 해보려고 접근했다면 개망신 당할 뻔 했다.

남자들이란 이렇게 어리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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