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복통

45. 화장품/

초막 2010. 7. 31. 15:56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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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마누라 밉다니 고운 짓만 골라서 한다.

그 비싼 화장품을 왜거리 사다가 무지는지.

평생을 쓰고도 남을 것 같은데

돈도 돈이지만 버려질 물자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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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로 거래하는 아줌마는 새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자랑을 하면 그럴 때 마다 마누라는 덥석 산다.

그러면 단골 고객이라고 쌤풀도 무지하게 많이 준다.

그 쌤풀만 해도 화장 충분할 것 같은데

그래도 뭐를 그렇게 사는지 말도 안 통한다.

그렇다고 싸워서 될 일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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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좀 아깝지만 화장품을 버리고

거기다가 냄새가 비슷한 샴퓨는 거품이 나서 안 되고

린스를 넣으니 거품도 안 나고 냄새도 화장품과 똑 같다.

그리고 크림통속에는 밀가루 반죽을 해서 넣고

그 위에 크림으로 덮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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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 놓은 화장품을 몇 일 써보드니

얼굴은 벌겋고 크림은 굳으면서 각질이 일어난다.

불량 화장품이라며 거래 아줌마에게 따지려 간다기에

말리면서 아줌마가 그런 줄 알고 판 것도 아닌데

아줌마가 무슨 죄가 있어 모르고 산 당신이 더 문제지

따지려면 화장품회사에 가서 따지라며

면박을 주면서 위험한 고비를 잘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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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부터는 거래를 뚝 끊었는데

언제 다시 화장품 사는 병이 돌발할지 걱정이다.

마누라가 이 사실을 알면 기절촉풍을 할 텐데

내가 이야기 하지 않으면 절대 모를 것이다.

요런 일을 생각하면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우스워서 코를 컹컹되며 고소한 냄새가 난다고 하면

아무것도 모르는 마누라는 더위 먹었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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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우스워서 삼복더위가 확 날아간다.

이것이 지난 여름 내 피서법이였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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