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과 추억

33. 글/

초막 2010. 8. 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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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전이나 지금이나 공부는 최대화두다.

1963년 시골(산골) 초등학교 1학년

당시 시대상황은 한글을 깨우치지 못하고 입학한다.

1학년 다녀 보다가 학습 능력이 떨어지면

중간에 포기하고 다음연도에 다시 입학한다.

그래서 동기지만 나이차이가 1-2살 정도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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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7살에 입학하여 1달 다녀보니 공부도 뒤처지고

나이도 어리고 체력도 힘겨워 한해 꿉워

다음 년도에 다시 입학하기로 하고 학교를 나가지 않았다.

여름 방학 때 담임선생님이 직접 찾아오셔서

2학기부터 나오라고 하여 다시 학교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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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도 나쁘고 환경도 열악하여 나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은

책 보따리만 걸치고 왔다리 갔다리였지 공부는 꽝 이였다.

3학년이 되어서야 받침 없는 글자만 겨우 읽었고

4학년이 되어서는 대충 뜨듬 거렸다.

4-5학년 때 선생님이 책 읽으라고 불러 일으켜 세우면

큰소리로 줄줄 읽어 내려가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책을 읽는지 글자를 세는지 답답한 친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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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의기소침하던 친구의 모습도

당당하던 친구의 모습도 아직 눈에 선하다.

나도 책을 겨우 읽었으나 좀 어려운 글자는 엉망 이였다.

즉 기초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한 과목 잘하면 다른 과목도 다 잘하고

못하면 다른 과목도 별 볼 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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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국어의 기초실력이 부실하다 보니

다른 과목도 형편이 말이 아니였다 

 

국어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60점 넘어간 기억이 없다.

말(글)을 가지고 요리조리 꼬여가며 그 말이 그 말 같은데

무엇이 맞고 틀리는지 피아 구분이 잘 안 되었다.

그 시절 누구나 많은 시험을 치렀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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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란 잘하는 것 평가하고 우수인재 뽑는 게 아니라

못하는 자 더 주눅들게 하고 틀리게 하여 떨어뜨리는 게 시험 같았다.

그래서 보험 볼 때 보면 맞는 것 하면 되는데

아닌 것이 아닌 것 하며 베베 꼰다. 그 외에도 함정들이 수두룩하다.

군말 못하게 잘 떨어뜨리게 하면 출제가 잘 되었고

불평이 많고 시끄러우면 문제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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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자는 못 말린다고

그동안 짧은 실력으로 시험 보면서 하도 시달려서

실력이 없어 대학 입시는 비록 꽝 이였지만

잔챙이시험에서는 요런 함정에 걸려들지 않았다.

그리고 아주 기초적인 것은 시험에 나오지 않아

나같이 기초가 극히 부실한 자를 걸러 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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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초가 부실하여 사회 생활하는데 황당하였다.

그래서 뭐든 무조건 써 보는 습관이 생겨

지금도 글은 별로지만 생각나면 뭐든지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

필체도 워낙 악필 이였지만

타자기가 나오고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별 부담이 안 된다.

글이든 말이든 생각에서 나오는데 생각이 올 곧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글을 쓰고 말을 잘 해도 공감을 못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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