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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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초등학교 동기(창)친구들도 벌써 50대 중반을 들어섰다.
그 중반의 여름도 예년과 같이 매미는 거침없이 울고 더위도 기승을 부린다.
계절은 수없이 바뀌어도 예전 그대로인데 삶의 짐은 왜 이리 무거운지
자식 군에 가 있거나 보내야 할 친구들은 마음도 심란할 것이고
목돈 들어갈 학비 걱정. 졸업 후 취업걱정, 길흉사도 챙겨야 하고
5-60대면 암 뇌졸중 등등 갱년기 질병도 조심해야 하고
앞으로 10여년은 이래저래 걱정으로 허리가 휘청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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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동창회다 모임이다 오라하면 옛정 때문에 안 갈수도 없고
만나면 반갑지만 개인 사정이 복잡하면 마음이 편치 않을 수도 있다.
먹고살기 바빠 한두 번 빠지다보면 심드렁해 지는 친구도 있다.
이런 속마음 털어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술잔 기울일 수 있는 곳은
그래도 옛 초등학교 고향친구들 뿐이제.
그래서 어떤 친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만사 제처 놓고
동창회나 고향친구들 모임에는 꼭 참석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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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여년이 지나면 고생으로 짠한 마음은 추억이 되고
아들딸 시집장가 다 보내고 모두들 환갑을 넘겼을 텐데
앞으로 다가올 10여년이 고비가 될 것 같다.
힘들고 고달플 때 고향친구들이 있어 즐겁고 마음의 위안이 된다.
지난날도 버팀목이 되어 많은 이야기 나누며
오래도록 동창회를 이어왔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거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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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진짜 정신없이 살아갈 나이
그래도 정신은 잃지 말고 열심히 살아가자.
10여년만 잘 버티면 무거운 짐도 어느 정도 벗을 것이다.
친구들아 앞으로 10여년이 정말 힘들 것 같구나
동창회나 동창회 까페를 가보아도
이런 궁상맞은 속내는 꺼낼 수도 없고
구경만 하다가 온다면 뜸해 질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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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는 아니지만 마음을 담은 진솔한 이야기 주고받으며
허답잔은 농담에도 깔깔거리며 푸군해지는 여름날의 밤
고향(초딩)친구이기에 느낄 수 있는 정감이다.
내가 세상을 다 모르는데
세상인들 어찌 내 마음을 다 알겠는가
좀 그렇고 그러하더라도 그냥 그렇게 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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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면 할 말도 많고 수다도 많고
우리들만의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정서가 있다.
이야기하다보면 남의 이야기이지만 내 허물이 될 수도 있고
나의 이야기도 언제 어떻게 떠돌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친구들은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한다
---향후 10년을 생각하며 주저리주저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