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
화단에 피어난 하얀 목련꽃
봉우리 맺고 활짝 피어날 때는
복스러운 새색시 같이 아름답고 탐스러웠다.
여느 꽃과 달리 넙다란 새하얀 잎사귀는
순박함과 넉넉함이 묻어나
세상을 다 포옹할 듯한 여유가 있다.
/
그런 목련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얼마를 못가고 길옆으로 잎사귀를 마구 떨군다.
떨어진 잎사귀는 곧 갈색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무심코 밟고 지나간다.
밟힌 자리는 찐득 찐득 축축 찢어졌다.
검어 티티한 넙다란 갈색 잎이 더 흉해 보인다.
/
생명이 끊기면 무엇이든 저렇게 갈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보기도 그렇게 썩 좋지 않다.
퇴비도 숙성되면 갈색 고물도 녹슬면 갈색
아름다움도 아쉬움도 지나가면 갈색 추억이 된다.
모두가 마지막엔 갈색으로 가나보다.
갈색추억은 그래서 슬픔과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