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123

23. 뭐가 어찌 되겠는가/

뭐가 어찌 되겠는가/많고 많은 변화의 물결 세상은 요동친다. 하루가 다르게 몰라볼 정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좋아지는 것도 있고 망가지는 것도 있다. 한세대를 뛰어 넘으면 천지개벽 상전벽해인지라 적응하는데 세상은 무지하게 어지럽다. 그런다고 내 삶이 어찌 되겠는가 혼란스러울 뿐이다. 어느 한 물결 타고 출렁이다가 성공(출세)할 수도 있고 질곡의 늪으로 빠져 들 수도 있다. 세상은 요동치지만 내안의 나는 밋밋하다. 내가 어떻게 된다고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변해야 내가 산다. 삶이나 인생이나 내안의 나일뿐 그러다가 만다. 세상이 어찌하든 내가 어찌하든 그렇게 흘러간다.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이 누구든 내 삶의 무슨 변화가 있겠는가. 또한 있어서도 아니 된다. 그러나 세..

여름 2014.07.20

22. 쉼터에서/

쉼터에서/잘 만들어 놓은 벤취에 먼지만 뽀얗게 내려 앉아있다. 비에 젖은 시커먼 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 않아서 내 엉덩이로라도 닦아 주어야지 마음 같아선 빗자루로 나뭇잎도 쓸고 닦아주고 싶지만 그냥 나왔으니 할 수가 없다. 그래도 옷에 묻을까봐 대충치우고 세상 이야기를 끌쩍여 본다. 푸르름이 좋고 자유가 좋고 여름이 좋다. 가장 좋은 것은 나맘의 마음의 자유가 아니겠는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속으로 무어라 한들 상관없다 내 인생은 내 인생이니까 나도 그들을 모르는데 그들인들 어찌 나를 알겠는가.그렇게 사는 것이 그들의 인생이고 이렇게 사는 것이 내 인생 아니겠는가.누구도 구속하는 자는 없는데 네 속박에 내가 스스로 묶인다. 한적한 나무 그늘아래 혼자만 앉아 있으니 좀 미안하기도 하다

여름 2014.06.12

21. 늦여름

늦여름/이것저것 생각하면 안 걸리는 것이 없다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무심하고 미련하면 무관심하다는 소리 듣는다.너무 알아도 개고생 몰라도 개 고생한다. 적당히 알 것은 알고 덮을 것은 덮을 필요가 있다 매사에 그러하면 무사안일 복지부동이지만이게 삶의 지혜다. 운도 재수도 알고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모든 것은 내 팔자 내 운명인데 그르려니 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자꾸 이유 달면 변명 밖에 안 된다. 중년을 넘어 50대 후반이면 꽉 찬 느낌이 든다. 더 물러설 곳도 없고 곧 60대 초반의 노인이 된다. 그렇다고 노인하고는 거리가 멀고 뭔가 할 때 마다 항상 맨 끝줄에 서는 신세다 그 끝줄도 얼마를 버틸지 눈치 보면서감지덕지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다음 대통령선거 때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에 갈까..

여름 2013.08.28

20. 명상/

명상/좋은 정보 새기며 즐거우면 좋으련만 나쁜 정보 괴로움이 밀려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에 반복을 거듭한다. 정보는 내가 생산하는 궤적이며 돌고 돈다. /거역할 수 없는 세월의 순리 앞에어떠한 정보든 퇴색한다. 그렇게 가는 것이 자네 인생이고 이렇게 가는 것이 네 인생인데. 정해진 궤적을 비교한들 무엇 하겠는가./장대비 억수같이 쏟아지는 컴컴한 한여름 밤 우루루 쾅쾅 벼락 치는 낙뢰의 섬광 대지는 조용하다. 검푸른 나뭇가지가 바람결에 부디 끼며 넘실거린다. 그 어느 것 하나 힘으로 잠재울 수 없으며 자연의 위력 앞에 머리를 조아린다. /감추고 변명하려는 꼼수의 잔머리 얼마나 버티며 어디까지 가겠는가. 새로운 정보마다 벌어지는 진실게임 평가는 당대가 아니라 역사가 한다. 이 여름이 지나면 새 환경이 펼..

여름 2013.07.17

19. 어스름 초저녁

어스름 초저녁 / 늦여름 밤의 어스름한 초저녁 덥지도 춥지도 않아 명상하기 딱 좋은 분위기다. 공원 벤취에 중년의 남녀가 다정히 손을 맞잡고 심각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 집에서 나누지 못할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같기도 하고 다른 남녀가 불륜의 사랑 이야기를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누구를 의식해서인지 저녁인데 쓴글라스도 끼고 옷차림도 말쑥하고 그냥 편하게 산책 나온 것 같지는 않으며 진지한 표정이다. / 부부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집을 나올 때 이런 만남은 아닐 거라며 무슨 핑계를 대고 나왔을까 모르는 것이 약이라고 그렇게 속이고 속는 것이 짜릿한 불륜의 사랑인가 중년의 낭만인가. 배우자가 알면 기절 촉풍할 것이다. 그래서 치정은 물불을 안 가리고 살인도 저지른다. /..

여름 2012.09.04

18. 덥다/

덥다 / 삼복더위가 절정을 이루드니 마지막 가는 더위도 기승을 부린다. 후덥찌근 텁텁한 날씨에 살갗이 끈적끈적하다. 미지근한 바람이 희미하게 부는둥 마는둥 스쳐지나 간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면서 움직일 때 마다 땀이 흘러내려 여름의 진수를 느낀다. / 들어난 살갗에 파리나 모기가 앉거나 개미나 벌레가 기어오르면 정말 짜증난다. 등줄기에 흐르는 땀은 속옷을 축축하게 한다. 이럴 때 마음의 얼룩진 구석이라도 있으면 더 답답하다. 매미는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 울어댄다. 바람결에 건들거리는 갈대도 더위에 몸부림을 친다. 그래도 뿌리는 물밑에 있으니 시원할 것이다. / 마음은 왜 상하고 화가 날까. 상대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어 그렇다. 자식이든 부모든 배우자든 친인척이든 친구든 그 어떤 누구..

여름 2012.08.07

17. 어느 날 오후

어느 날 오후 / 쨍쨍 내리쬐는 태양 볕이 무지하게 따갑다. 습기로 가득 찬 공기가 불쾌지수를 높이고 짜증나는 무더위의 무기력함을 만들지만 비온 뒤에 활짝 웃는 여름날의 청명한 파란 하늘은 시원하다. / 7월의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전신이 지처서 정신이 혼미하다. 세상이 복잡한 것일까 생각이 많은 것일까. 깝깝한 생각이 몰려오면 불편하고 괴롭다. 그 마음 뚝뚝 털고 비워야 하는데 머리만 그렇지 마음은 따라가지 못한다. / 내 마음 알아주고 털어 놓을 곳이 있으면 좋으련만 이런 마음 자체가 아니한 생각일까. 세상은 무심하고 조용하다. 이 세상 올 때도 혼자 왔고 갈 때도 혼자 가는 것인데 누구를 붙들고 무엇을 물어보고 무슨 말을 듣고 싶은가. 인생은 어차피 빈 술잔 들고 취한다고 하지 ..

여름 2012.07.10

16. 여름/

여름 / 거리를 걷다보면 여러 물체들이 눈에 들어온다. 잘 정비되고 깔끔한 거리 자세히 보니 좋은 시설물들이 즐비하다. 가뭄을 대비하여 몇 년 전 우기인데도 여름 내내 설치한 스프링쿨러다. 올 같은 가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되어 무용지물 상태며 옆에 화초나 작은 묘목들은 말라 비틀어져 소생할 기미가 안 보인다. 막대한 예산을 들였을 텐데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도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 / 공원에 공동지하수도 수도꼭지마다 그대로 틀어놓고 물을 낭비하지만 그 바로 옆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물만 받아 갈 줄 알지 관심이 없다. 폐기물 쓰레기는 구석진 곳에 오래도록 있는 등............. 깨어지고 무너진 시설물들은 거리 곳곳에 있다 모두가 사람들이 만들어 낸 자화상이다. / 길거리 걸어..

여름 2012.07.07

15. 자연의 위력

자연의 위력 / 몇 달만 비 한 방울 내리지 않고 불볕더위 기승을 부리면 대지는 타 들어가고 나뭇잎도 시들시들 생기를 잃어 간다. 지긋 지긋 장마 속에 폭우 또한 몇일만 쏟아지면 논 밭 주택 할 것 없이 물난리를 겪으며 쑥대밭이 된다. 한해대책 수해대책 세워보지만 어림없는 소리 늘 미봉책에 그친다. 그렇다고 하늘만 처다 보고 원망할 수도 없고 생활이 말이 아니다. / 과학은 날로 발전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후유증은 대 재앙을 몰고 오며 강도가 높아만 간다. 마치 자연과 인간이 기 싸움을 하는 것 같은데 인간이 지고 말 것이다. 자연의 순리에 따라가며 살살 달래야지 좀 안다고 자연을 무시하고 편의위주의 개발 일변도로 나가면 너도 죽고 나도 죽고 공멸한다. / 병충해도 강력한 약품으로 완전 소독하려고 하지만 ..

여름 2012.06.26

14. 땀

땀 / 아!! 오늘도 무자비하게 덥다 햇볕이 나눈둥 마는둥 그늘이 지는지 마는지 잿빛 하늘 먹구름이 꽉 끼었다. 오늘 같은 여름날의 불쾌지수는 최고조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 중복과 말복사이가 가장 덥다고 하는데 지금이 그 중간에 있으며 마음도 날씨만큼이나 덥다. 땀 흘릴 때는 더위가 원망스럽디만 흘리고 나니 시원함을 느낀다. 땀 하면 덥고 힘들고 어려운 것이 떠오른다.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움은 그 다음에 생각한다. 그리고 생체리듬 신진대사도 도와준다. / 땀나게 하는 일이 많은데 두려워하지 말자. 땀 흘리지 않는 인생이 얼마나 불행할까. 땀을 친구처럼 생각하고 함께하는 삶이 최고다. 땀을 흘리지 않으면 대신 눈물 흘릴 날이 온다. 생 땀이든 진땀이든 흘러본 사람이 인생의 의미를..

여름 2011.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