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21. 늦여름

초막 2013. 8. 28. 16:17

늦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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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생각하면 안 걸리는 것이 없다

모르는게 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무심하고 미련하면 무관심하다는 소리 듣는다.

너무 알아도 개고생 몰라도 개 고생한다.

적당히 알 것은 알고 덮을 것은 덮을 필요가 있다

매사에 그러하면 무사안일 복지부동이지만

이게 삶의 지혜다.

운도 재수도 알고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모든 것은 내 팔자 내 운명인데

그르려니 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자꾸 이유 달면 변명 밖에 안 된다.

중년을 넘어 50대 후반이면 꽉 찬 느낌이 든다.

더 물러설 곳도 없고 곧 60대 초반의 노인이 된다.

그렇다고 노인하고는 거리가 멀고

뭔가 할 때 마다 항상 맨 끝줄에 서는 신세다

그 끝줄도 얼마를 버틸지 눈치 보면서

감지덕지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다음 대통령선거 때는 어떤 마음으로 투표장에 갈까

주민등록증을 보고 뭐라고 부를지 궁금하다.

가을로 들어서면 꽉 찬 느낌이 드는데

올해는 더 꽉 찬 느낌이 든다.

내년이면 마지막 가는 50줄 쫓기는 기분이 들것 같다.

2013년 여름은 이렇게 저물어 가는데

내년 이맘때는 무슨 말을 할 것 같은가.

그때 가봐야 알지만

그때까지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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