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등들판

88. 좋은글

초막 2025. 4. 7. 21:10

썩지 않는 씨앗이 꽃을 피울 수 없듯이
자존심의 포기 없이는
생의 꽃봉오리를 맺을 수 없습니다.
/
분명 이 세상은,
자존심도 지키고 목적도 달성하는
그런 어리석은 공간이 아닙니다.
/
모름지기 우리는 낮과 밤을
동시에 보낼 수 없으며,
봄과 가을을 동시에 즐길 수 없습니다
밤의 어둠을 지나야
아침의 찬란함이 찾아오고,
여름의 장마를 지나야
가을의 들판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
부디 자신 안에 있는 자존심을 꺾으십시오.
흙과 태양과 비와 바람이
저절로 원하는 꽃을 가꾸어 갈 것입니다.
그러니 옳고 그름이 분명할 때도
부디 침묵하십시오.
/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는 똑똑함보다
옳고 그른 것 모두를 포용하는 어리석음이
오히려 훌륭한 거름이 됩니다.
/
내 잘못도 내 탓이고,
당신 잘못도 내 탓이며
세상 잘못도 내 탓으로 돌리십시오.
(모셔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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