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시간

40. 명상/카

초막 2017. 2. 15. 22:46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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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야 할 거라면 아파야 하고

걸릴만하면 걸리고

찔릴만하면 찔려야지

어찌 가시만 탓하겠는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이거늘

어느 하나로 묶으려 한다고 그렇게 되겠는가.

노는 물, 흐르는 물이 다르고

물길의 방향도 다른데

한번 섞인다고 흙탕물이 청정수 될 리 없다.

따스하고 화창한 이 좋은 봄날

외로움 괴로움 쓸쓸함이 한없이 밀려와

고독함 속으로 빠져든다.

이런 날이 올 줄을 진작에 왜 몰랐을까.

그렇게 촐랑거렸으니 후회는 없을 것이다.

부담스럽고 귀찮아져 서로 떠넘기려 하면

체면치레 겉치레지 내일같이 신경 써 챙겨 주겠나.

내가 그러한데 세상인들 다르겠는가.

심지를 바로 세워 내안의 나로부터 올라오는

그 무엇인가를 느껴보자.

뭐를 내 보이려고 자랑하려고 내세우려고 하지 말라.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는가.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거만큼 그렇지도 않으며

내가 어리석고 멍청한데 도리 정도 의리 순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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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아픔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나에 대한 원망과 아쉬움이다.

모든 결정권은 나에게 있고

행동 주체도 나인데

변명과 핑계 외부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내 양심에 비추어

나에게 뜻뜻하고 당당하다면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자유롭고 편안하다

그런데 과연 이런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그래서 나를 비판할 때는 관대하나

남을 비판할 때는 신랄하다.

잡다한 걱정으로부터 벗어나

주변 환경에 영향 받지 않고

세상 그대로 바라보며

심지를 올곧게 세우기란 쉽지가 않다

내 중심 내가 잡고 나를 바라보면

가슴 한켠에 뭔가 짠하게 흘러내린다.

이게 내 본연의 마음인데

그렇지 못하고 세상 풍파에

이리저리 휩쓸려 살아왔으니

만감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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