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불유(生而不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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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아는자, 모르는자, 매일 만나는자, 가끔 만나는자,
한번보고 만나지 못하는 자,
만나고 싶다고 만나고 싫다고 안 만날 수도 없다.
이런 만남의 인연이 삶이 아닐까 싶다.
그 과정에서 희로애락이 생성되고
기분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고
기억에 남는 자 잊어진 자도 있다.
풋풋하고 넉넉하게 느껴지면 편안하고
딱딱하고 부담스러우면 불편하다.
바지런하고 정의 양심적인 자도 있고
게으르고 약샥빠르고 기회적이고 비양심적인
이런 생각이 드는 자도 있다.
어느 쪽이든 나하고는 상관없지만
살면서 가끔 떠 올려보며
삶의 귀감으로 삼기도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비춰져
보이지 않는 부족한 거도 많은데
좋게 봤다면 착각일수도 있다.
이게 솔직하고 양심이라 생각 해 본다.
나이 들면 우스겟 소리로 양기가
입으로 올라와 말을 참 잘한다.
육체적으로는 딸리니 맞으나
그만큼 깨우쳤다는 것이기도 하다.
60이면 이순(耳順)이라 하여 못 듣고
이해 못 할 것이 없는 나이다.
그래서 말 몇 마디만 해보면
대충은 감이 오고 세상물정도 정확하며
이것이 삶의 연륜 깨달음이다.
아무튼 만남의 기분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니
몇 십 년이 지나도 동창회를 한다.
일상에서 알고도 만나지만
모르고 만나는 게 더 많으며
잘 아는 거 같지만 잘 모르며
그냥 넘겨짚고 기분대로 산다.
서로 너무 잘 알아도 거래는 없다.
젊었을 때는 즉흥적이라 시행착오가 많지만
이제는 알 만치 알지만 새로운 만남은 어렵다.
기다림은 길고 만남은 짧으며
그리고 이별도 길다.
올해도 봄은 왔는데
많은 일들이 일어나며
볼거리도 많을 텐데
어떻게 흘러가든 삶에 무슨 영향이 있겠나.
그냥 바라보며 즐기면 된다.
떠날 때는 빈손이라고 잘 아는데
소유의 탐욕보다 사용의 즐거움
깨우치는 것을 지혜라 하는데
생이불유(生而不有), 낳고 기르되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