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단풍
바람도 불지 않는 화창한 날씨인데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진다.
이 좋은 날 모두들 즐거워하는데
때가 되니 저렇게 맥없이 떨어진다
오는 자 누가 막으며 가는 자 누가 잡을 손가
과학이 아무리 발달하고 의료기술이 좋다 하여도
누구나 자연의 한계 수명을 벗어 날 수는 없다.
단풍잎은 지는 순간에도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가로수길 공원 길 걷노라니
가을 정취 속으로 흠뻑 젖어든다.
저마다 맑은 공기 마음껏 들이마시며
건강 위하여 운동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늘 같은 날만 있으랴 별의별 날이 다 있는데
새털같이 많은 날 중 어느 하나 삣긋하면
인생항로 나침판은 어디를 가르킬지 모르고
잘못되면 저 단풍잎처럼 여지없이 떨어진다.
이 화창한 날 맥없이 무심하게 떨어지는
저 단풍잎을 보니 생각나는 게 참 많다.
풍요롭고 공허한 가을의 전설
단풍도 노인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귀한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시 (0) | 2014.02.23 |
---|---|
14. 3월의 편지 (0) | 2013.12.25 |
12. 여름날의 명상 (0) | 2013.09.13 |
11. 늦봄 (0) | 2013.09.13 |
10. 알곡과 쭉정이 (0) | 2013.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