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감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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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불빛 꺼지고 희미한 조명아래
가부좌 틀고 앉아 두 손 가슴 앞에 모아 밀고 당깁니다.
감은 눈 살며시 떠 보니 손 그림자 움직이고 사방은 조용합니다.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마음을 묻고 다시 눈을 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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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마음은 편안한 가슴이 되고
복잡한 생각은 잡념이 되려고 합니다.
급한 성질머리 참을 忍을 수련 때 마다 수없이 새기고 느꼈건만
잊어라 한다고 잊어지고 비워라 한다고 비워지고
참으라한다고 잘 참아지냐요.
깨우치지 못한 답답한 마음은 가슴을 찌뿌디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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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忍은 마음(心)에 칼(刃)을 꽂는 것인데
이 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이 어디 있으며 아픔은 본인만이 알겠지요.
비운다 참는다 하면서도 그렇지 못하니
마음은 콩밭으로 가려고 합니다.
진정한 참음은 조건이 없는데
참는 것이 쉬운 것은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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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다보면 때로는 이기고도 지고
지고도 이기는 경우가 있는데
참고 참지 못함의 차이 인 것 같습니다.
참으면서 정말 가슴아파하고 괴로워했다면
짠한 가슴엔 뭔가가 흘러내려 후련해지고
욕심도 잡념도 사라져 무아의 경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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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아의 경지를 향하여 인내심을 키우려고
깊은 산중에서 묵언정진 수행하며
고독하고 외로워지는 고행의 길을 가는 자도 있지요.
지감수련 그 순간만큼은 편안하고 조용한 마음입니다.
이런 생각조차 떨구어 버리는 무아의 순간을 느껴 보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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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때는 나를 느껴보려고 하지만 돌아서면 혼란스럽습니다.
손바닥이 좌우로 움직일 때면 그림자도 내 마음도 함께 따라 갑니다.
손바닥과 손바닥 사이에 짜릿 짜릿5한 전류가 통한다는데
머리는 그러한데 마음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깜 한밤 하야케 지새우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을 때가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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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나면 몸은 가능한곳 까지 회복되지만
마음은 스스로 변해야 하기에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은 결과에만 집착했지
돌아보고 챙기고 느끼는 데는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 다스리며 몸과 마음을 느끼는 수련을 쌓다보면
완벽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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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추려 들지 말고 당당하게 밖으로 들어내어야 하는데
생각만 그러하지 마음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변할 리는 없고
기다림이 깨우침이 그리고 인내(忍)가 필요 하겠지요.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것이 세상이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인생은 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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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돌이켜보면 내가 나를 속였고
나에게 내가 속았는 것인데
누구를 탓하며 무엇을 원망하겠는가.
멍청해도 속상해도 답답해도
그냥 그렇게 모질게 살으렵니다.
지감수련이 가장 편한 것 같지만
아픈 곳 콕콕 찌를 때면 힘들고 괴롭습니다.
----- 지감수련 때 잡생각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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