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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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궁상맞게 보면 궁상맞은 것이고
싫으면 싫은 것이며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다.
내가 느끼는 것 보다 더 할 수도, 덜 할 수도 있다.
불편함 괴로움 즐거움 만족 기타 등등.
어찌 내가 세상이 느끼는 것과 일치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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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감정을 두고 덜 한척 더 한척 줄다리기를 한다.
사랑은 줄 당기기라고 했던가.
사랑만 그러할까. 세상은 다 그러하다.
세상 줄다리기에서 당당하고 끌려가지 않으려면
힘이 있고 용기가 있고 솔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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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불편하고 그늘진 곳이 있으면
움 추려 들고 소극적이고 나를 변명하려고 한다.
눈물 나는 일인데 눈물 나지 않으면
어딘가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오만가지 잡생각이 다 떠오르고 괴로워진다.
좀 더 당당해 지자 그렇다고 더 깎길 것도 내려 갈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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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아픔을 느끼고 슬프면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 못할 때는 더 외롭고 참담해 진다.
이 또한 느껴본 자만의 깨달음인데.
현명한자는 당하기전에 깨닫고
어리석은 자는 당하고 나서 깨닫는다.
더 어리석은 자는 결론이 뻔 한데
변명하고 합리화 하려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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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 느껴오는 시선이 있고
마음으로부터 느껴오는 감이 있는데
어떤 위치에서든 그 품격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품격 떨어져 한심스럽고 궁상맞아 보인다.
잘 꾸미려고 덧 칠 하고 덧씌우다 보면
나의 보체는 어디가고 허영과 껍데기만 남아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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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한심스럽고 눈물이 나지만
운다고 될 일도 아니고 타고난 운명이라면 모질게 살아야 된다.
이열치열 이열치한이라고 했던가.
덥지만 시원함을 느끼고 추운가운데서도 온기를 느낄 때가 있다.
세상의 아픔은 많은데 내 아픔만 알았지
남의 사정은 헤아리지 못한 것 같다.
그러면서 내 궁상만 떨고 있지 않는지 나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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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볼 수 없으면 답답한데 자신을 보지 못하면 더 답답하다.
그런데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을 알면서도
잘 보지 않았기에 답답하게 살아온 것 아니겠는가.
여태까지 궁상 떤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이런 궁상도 이제는 그만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