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아름다움

12. 죄와 벌/

초막 2012. 4. 9. 19:23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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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지은 자 죄()을 받고 복지은자 복을 받지요

죄짓고도 당장은 벌을 받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 죄 값을 치른다는 속설

현생이 아니면 다음 생에 어떤 식으로든 죄 값을 치른다고 하지요.

그것이 업장이고 팔자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면 죄와 벌은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불가분의 관계

그래서 죄짓고는 몬 산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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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오는 불운과 괴로움을 죄 값에 대한 벌(업장)이라면

억울할 것도 없고 조금은 위안이 되고 편안합니다.

불운이든 행운이든 공짜는 없는 법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겠지요.

다 내려놓고 마음을 툭 떨 구고 싶지만

내 마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죄와 벌

마음의 부담 없이 홀가분한 것이 최상의 행복인 것 같습니다.

욕심과 망상은 늘 나를 괴롭게 하며 나의 아집으로 옭아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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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비는 골고루 내리지만 세수 대야는 세수 대야만큼

컵은 컵만큼의 물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흘러 보냅니다.

하지만 댐은 그만은 물을 담고도 여유가 있습니다.

내 그릇의 크기가 이게 다인데 욕심낸다고 될 일은 아니지요

내가 지어 놓은 복은 내 그릇의 크기만큼만 담겨 있으니

남보다 적다고 억울해 할 것도 아니고

누구를 탓할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탓하려면 못난 내 그릇을 탓해야 되겠지요.

/

팔자타령 업장타령 해봐야 내 복은 내가 지은 것이고

버리고 비우고 낮추다보면 여유 공간도 생겨나겠지요.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골병들어 썩어 문더러 지는 자가 있는가 하면

겉은 비실비실 투박하고 불편하지만 속은 건강한자도 있었습니다.

마음 또한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 겉과 속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겉은 멀쩡한데 속은 썩을 대로 썩어 엉뚱한 짓만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비록 거친 말 막말을 일삼지만 속은 천사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욕쟁이 할머니가 욕을 얻어먹지 않습니다.

/

지난날 낯 뜨거운 부도덕함이 있었지만

세상에 들어나지 않는다고 영원히 묻힐 손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있는데

도리를 다하고 산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니 누구를 흉보고 내숭 떨 일은 아니며

물론 영원히 모른척하고 살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편할 수는 없지요.

/

복도 죄도 벌도 다 내 그릇에 담아야 하거늘

부끄럽지 않은 그릇이 되려면

내 그릇은 내가 잘 닦아야 하지요.

친구 벗이 좋다하나 어느 누가 대신 닦아 주겠는가.

거칠어진 그릇을 어루만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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