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12, 6월의 하늘

초막 2010. 3. 19. 13:44

6월의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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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고 맑게 갠 화창한 6월의 하늘.

6월의 대지는 온통 푸르름으로 넘실거리며  힘이 넘쳐납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어서 슬프기도 하지요

이 좋은 6월의 신록에 왜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일으켜서

생떼 같은 젊은 청춘들의 목숨을 앗아 갔는가

매년 이만 때면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떠나가 잠든 자야 말이 없지만

살아남은 부모.형제 친인척들의 마음은 편할 리 없겠지요.

그리고 미망인과 그의 자식들은 애간장이 녹아내릴 텐데

그런 6월도 월드컵이라는 벅찬 함성으로 덮습니다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7월이 다가옵니다.

 

6.7월은 세상만물 활기를 찾고 활동이 왕성한 달입니다.

이 좋은 계절을 붙들어 매어 놓고 싶지만

그것은 내 욕심일 뿐 세상 무엇인들 영원한 것은 없고

아무리 오래 간다 한들 한순간 한 급인 것을

무슨 욕심 무슨 집착에 사로잡히는가.

그 꿈에서 깨어나 보면

다 헛되고 허망한 것을 꼭 지나봐야 아는가.

 

정말 좋은 날씨다

그냥 잡담하고 낮잠 자기에는 아까운 시간

6월을 통하여 세상도 보고 나 자신도 봅니다

세상은 어둡게 보면 어둡게 보이고 밝게 보면 밟게 보이고

개 눈에는 뭐만 보이고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데

아직 그런 경지에 도달하려면 멀었고

심란한 마음이나 잘 다스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이해하고 참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먼저 나 자신부터 변해야 하는데

오늘도 얼마나 변화하였는지 돌아봅니다. 

6월의 푸르고 맑은 하늘만큼 그런 마음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더운 포양지에도 수건 덮어씌운 모자 찍 끈 눌러 쓰고

앞만 보고 열심히 일하는 저 아줌마 얼마나 더울까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게 축복인데

일할 때는 그것을 느낄 겨를이 없겠지요.


일상 생활에서 고달프면 축복은커녕 불평불만이 앞섭니다

나중에 궁지에 몰리고 나면 그때서야

내복 내가 까불렀다고 한탄하기도 합니다.

힘들게 일하는 저 아줌마

마대에 담는 쓰레기(잔디 깎은 풀)만큼이나

좋은 생각도 많이 담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몇 달 전 파릇파릇하던 잔디

어느새 무성하게 자라 풀밭을 이루더니

지금은 새단장하고 까까머리가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무럭무럭 자라서

10월에는 황혼빛으로 물들어

풍성하고 넉넉한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6월의 하늘 아래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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