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과 추억

36. 청산가자

초막 2010. 8. 7. 14:37

친구야!! 청산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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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벌써 반환점을 돌아 8월의 날씨는 푹푹 찌는구나.

금년 54세-56세를 가고 있는 창구학교 19회 친구들

인생길로 치면 반환점을 돌아셨고

1년으로 치면 8월쯤 당도한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푹푹찌는 8월의 날씨처럼

지금은 대부분 그렇게 살아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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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아 풍성한 가을이 오겠지만

그 다음이 눈보라치고 북풍한설 불어오는 겨울이라 생각하면

그리 반갑지 않지만 친구가 있고 고향이 있기에 그날이 기다려진다.

날씨가 더우니 이런 청상맞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래도 여기 들어오는 몇몇 친구들이야

현대문명을 이렇게 누리고 사니 감사한 마음으로 살자.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야 바쁘게 살다보니

경제적 여유든 마음의 여유든 얼마나 답답하겠냐.

/

가을을 앞든 곡식처럼 환갑을 몇 년 앞둔 우리 친구들

나이에 걸맞게 많이 어엿해졌다.

무슨 말을 해도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껄껄 웃는다.

세상사 살아오면서 고집도 오기도 다 없어진 것 같다.

친구들 나이가 나이인지라 마음비운지 오래되었고

머리칼도 반백을 넘어 백발이 되려고 하는 친구도 있다

내 머리칼도 어느새 1/3은 흰 눈이 내렸다

이제 더 이상 새치가 아니다

/

삶도 새치가 아닌 당당하게 살아갈 나이다.

앞으로 30년후 쯤 되면 북망산천 가는 친구들도 있을 텐데

그때 그 친구들 이름 위의 “그리운 얼굴들” 목록 밑에

댓글로 올려놓으려고 하는데 그때까지 살아 있을지 모르겠다.

먼저 간 친구들이 누군지 올려놓고 싶지만

아직은 왠지 서글프고 궁상맞다

어떤 말을 해도 시비 거는 친구가 없으니

19회방에서 내가 사이비 종교 교주가 된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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