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39. 불륜/

초막 2010. 8. 13. 13:49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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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원한 여름이다.

옷차림도 가감하게 노출시켜 야시시하다.

더울수록 그늘은 시원하고 눈요기도 시원하다.

한적한 나무그늘아래 벤치에서 중년의 남녀가

무릎베개를 하고 누워서 맛 나는 것을 서로 입에다가 넣어준다.

그러다가 누워있는 자의 얼굴에 떨어지면 얼른 닦아 준다.

그러면서 주변에 떨어져 어지렵혀지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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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 이제는 얼굴을 만지는지 더듬는지 애정행각을 벌인다.

깔깔거리며 웃는 모습이 불륜 같기도 하고 부부 같기도 하다.

부부 같으면 밤에 만져도 신물 나게 만져 봤을 것인데

아무래도 수상쩍어 보이지만 남의 사생활 물어 볼 수도 없다.

시골 이였으면 불륜이건 부부간이건 동네 소문나서 난리가 났을 것이다

도시에서는 서로 모르니까 외간남녀가 만나도 뒷걱정이 없다.

문화적 차이도 아니고 자유라고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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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같은 경우 가끔 들통이 나서 작살이 난다.

하지만 들통 나지 않고 숨겨진 것이 몇 십배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한적한 곳에도 모텔이 즐비하고 밤낮으로 손님이 꽉꽉 찬다.

불륜의 경험을 무슨 무용담처럼 자랑삼아 늘어놓는 사람도 있다.

요새는 핸드폰이 있어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참 편리해 졌다.

대신 추적선상에 오르면 꼼짝 못하고 그 증거가 남는다.

그러니 휴대폰 잘 간수하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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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의 유혹 따라 마음대로 놀아나기 좋은 세상이다.

탈선은 계절이 따로 없지만 여름에 더 빈번하다

그래서 여름휴가 끝나면 산부인과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편으론 남모르게 좋은 일하며 살아가시는 분도 많다.

부부로 위장한 것 같은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띄는데

진짜 부부는 별 말없이 앉아 있다

필요한 물건 주고받는 것 보면 부부가 맞고

집에서 실 컨 했는데 무슨 할 말이 있냐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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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도 바람도 한때이고 힘 빠지면 잦아든다.

인생이 뭐 별것 있나 눈감으면 그만인데

힘이 있고 능력 있을 때 마음껏 즐겨라

즐거움이 곧 인생이다.

그러나 남에게 상처를 주지마라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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