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의 섭리

56. 틈새/

초막 2010. 8. 5. 12:31

틈새(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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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울창하게 우거진 가로수

더위도 식혀주고 공기도 맑게 하고 보기에도 좋다.

자세히 보면 나무간 일정한 간격이 아니고

중간 중간 한 그루씩 고사되어 빈틈이 있다

전체가 꽉 우거져 그 빈자리를 못 느낀다.

바로 옆에 있는 나무가 더 크게 울창하게 자라

그 빈 공간을 메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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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판에서 본답으로 이앙한 논바닥은 헌 하게 들어나 엉성하지만

곧 우거져 통풍이 잘 안 될 정도로 꽉 들어찬다.

욕심 부려 달게 심으면 통풍이 안 되어 수확이 줄어든다.

처음부터 엉성하다고 나무나 모를 다닥다닥 붙여서 심으면

크게 자라지 못하고 배실 배실 꼬이고 고사한다.

중간 중간 빈틈이 있는 곳이 오히려 울창하고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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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고 착하게 귀엽게 자란 자식이

대학 나오고 좋은 직장도 가지며 빈틈이 없었지만

불효자가 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어렸을 때 사고도 치고 망나니였지만 커서는 효자 된 자식이 있다.

철없는 초등시절 공부 못하고 부모님 속도 많이 썩혔지만

어엿한 청년이 되어 군대 갔다 오고 장가들면서

말 잘 듣는 효자가 된다. 뭐든 때가 있고 시기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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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사는 게 공부를 많이 해서도 아니고

돈이 많아서도 아닌 것 같다.

어느 정도 세상물정 헤쳐나 갈 정도면 족하다.

그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각자 욕심인 것 같다.

욕심이 넘쳐 망가지는 사람도 자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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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이는 아이답게 키워야 하고

나무든 자식이든 앞을 내다보며 심을 곳에 심어야 한다.

능력도 소질도 따라가지 못하는데 과하면 제풀에 넘어간다.

주변 공간이 틈새가 있고 여유로울 때 큰 나무가 되듯이

가끔은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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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가로수길 참 보기도 좋고 시원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 안에 한그루 나무가 되어

세상물정과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 최대 행복이다.

완벽하고 꽉 찬 것도 좋지만 그것은 다 켰을 때이고

어렸을 때는 나무나 사람이나 틈새(여유)가 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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