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가는대로

83. 낙서/

초막 2011. 2. 25. 17:03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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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사람들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하지만 시원한 메아리(대답)는 없다.

이런 세상소리에 귀 막고 눈 감고 입 다물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참선 수행 정진 하는 자도 있다

마부위침(磨斧爲針:도끼를 갈아 바늘이 된다)의 경지까지

갈고 닦으면 내가 보이고 세상도 보일까??

지금까지 살아온 자체가 곧 수행이고 수행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많은 일들 좋든 싫든 나와 인연 맺었으니

모두가 내 사랑이며 피한다고 피할 수 없으며

원한다고 생각대로 다 되지 않는 게 세상이다.

어찌면 껄끄럽고 힘들게 한 것이 나를 일깨웠고 버팀목이 되었다.

짚신도 짝이 있다고 짚신은 짚신을 고무신은 고무신을

구두는 구두와 어울려야 제 구실을 한다.

제 처지는 생각 못하고 다른 짝을 찾으려 했으니

엉뚱한 길을 가게 되고 돌아서기도 한다.

누구나 한정된 공간 시간 속에 살면서

거기서 맺어진 모든 연분은 나의 천생연분이다

그러니 아무소리 말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니 찌찌고 볶고 싸우며 서로 미워하며 원수가 되기도 한다.

성질 급한 사람은 참지 못하고 자살도 한다.

얼음이 녹을 때는 주변 가장자리부터 서서히 녹아들어가

가운데 두툼하게 얼어붙은 것도 무너트린다.

작은 것 하나 하나가 쌓여서 나를 변화시켜 세상을 바꾸게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얻어지는 것은 없다.

그 변화의 과정이 일상이요 생활아닌가.

바르게 걷지 못하면 패가망신 하게 되고

열심히 곧게 가면 언젠가는 웃을 날도 온다.

이런 평범한 진리에는 둔감했고 엉뚱한 곳에서 이상한 짓거리만 했으니

현제 생활이 힘들고 괴롭다.

바다 속에는 온갖 종류에 수많은 물건들이 빠져 있지만

밖으로 들어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며 대부분 그대로 묻혀 있다

만약 바닷물 싹 빠져 그 실체를 들어 낸다면 요지경 세상일 것이다.

모르니까 그 위에서 고기도 잡고 무역선도 오고가며 즐거워한다.

세상은 들어난 죄보다 들어나지 않은 죄가 훨씬 더 많다.

그것 다 들어나면 온전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거기다가 마음의 음흉한 생각까지 들어낸다면 기절촉풍 할 것이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마음으로 저지른 죄도 경계하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가.

그래도 정치인들은 이 말을 밥 먹듯이 한다.

비양심적 부조리한 일면들을 알고 나면 화가 난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더할지도 모른다.

나는 지저분하며 어설프면서 무균의 청순함만 원한다면

이게 도둑의 심보가 아니고 무엇인가.

모르니까 인적교류도 맺고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그러면서 안 그런 척 그런 척 ”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지는 않았는지

그런 사람이 그런 상대를 만나고 뭐를 피하면 뭐를 만난다.

세상엔 잡힌 도둑보다 잡히지 않은 도둑이 더 많다.

그래서 알면 병이요 모르면 약일 때도 있다.

스스로 서글프게 보인다고 세상을 원망하지 말자

까놓고 보면 나보다 더 어렵고 서러운 사람도 있고

내가 나를 가장 잘 아니 내가 가장 더러운 울 수도 있고

이중적일수도 있다(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까)

지난날의 모든것은 (괴로움 슬픔 미움 아쉬움 등등)

이제는 덤덤하고 추억이 되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이력서요 나의 역사다.

누구나 이런 역사와 일상을 갖고 살아간다.

누가 알아주든 말든 내 인생 내가 즐기면 그게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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