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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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내 아집으로 보면 불만스러운 것이 더 많다
당시에는 다 그만한 이유와 논리가 있었는데
지금의 잣대로 보면 후회스럽기도 한심스럽기도 하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개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내 마음에 그렇게 정리되어 왔는데.
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과거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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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하며 갈고 닦으며 다시 태어나고 싶지만
행동은 실제 그렇게 따라가지 못하고 생각만 앞선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에서 다 허튼 생각이다.
잔디 깍고 난 다음 풍겨오는 풋풋한 풀내음
저런 향긋한 냄새 풍겨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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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무엇이 거시기고 된장인지 확실히 알았으니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가 관건이다.
세상엔 참 좋은 말이 많다. 그중 하나만 골라서 화두로 삼자
“고행” 듣기 좋고 아름답지만 과연 얼마나 새기고 살 수 있을까.
정상적으로 살면 그 자체가 고행의 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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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고 괴롭다고 쪼살거리고 옆길로 새면서 허튼짓 하고
그러면 앞날의 고생문이 헌 하다.
그래도 평범하게 살다보면 여유로움이 있고 낙이 있다.
마라톤, 달리다 보면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밀려온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느껴오는 짜릿한 쾌감 그 맛에 운동을 한다.
의학적으로 뭔가라고 하는데 좌우간 뭔가는 있다
고행도 마라톤과 같아서 뭔가는 있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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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하였을 때의 환희, 고행이나 마라톤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게을러서 얼마나 지속될는지
팔자가 사나운 것도 삶이 힘든 것도 운명이라 하지만
어디 내 탓 아닌 것이 있으랴 생각하면 멍청하고 어리석은 인생
그게 팔자고 타고난 운명인가 보다
그 낙에 흠뻑 취하여 비틀거렸으니 이제는 조용히 가려 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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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한데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움추려 드는가.
내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런 것일까 사색의 계절이여서 그런 것일까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