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문같은 말씀

89. 고행/

초막 2010. 8. 31. 13:14

고행

/

세상을 내 아집으로 보면 불만스러운 것이 더 많다

당시에는 다 그만한 이유와 논리가 있었는데

지금의 잣대로 보면 후회스럽기도 한심스럽기도 하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개 눈엔 뭐만 보인다고

내 마음에 그렇게 정리되어 왔는데.

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과거가 떠오른다.

/

이런 생각하며 갈고 닦으며 다시 태어나고 싶지만

행동은 실제 그렇게 따라가지 못하고 생각만 앞선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에서 다 허튼 생각이다.

잔디 깍고 난 다음 풍겨오는 풋풋한 풀내음

저런 향긋한 냄새 풍겨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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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무엇이 거시기고 된장인지 확실히 알았으니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가 관건이다.

세상엔 참 좋은 말이 많다. 그중 하나만 골라서 화두로 삼자

“고행” 듣기 좋고 아름답지만 과연 얼마나 새기고 살 수 있을까.

정상적으로 살면 그 자체가 고행의 길인데.

/

힘들고 괴롭다고 쪼살거리고 옆길로 새면서 허튼짓 하고

그러면 앞날의 고생문이 헌 하다.

그래도 평범하게 살다보면 여유로움이 있고 낙이 있다.

마라톤, 달리다 보면 고통이 말할 수 없이 밀려온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느껴오는 짜릿한 쾌감 그 맛에 운동을 한다.

의학적으로 뭔가라고 하는데 좌우간 뭔가는 있다

고행도 마라톤과 같아서 뭔가는 있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

완주하였을 때의 환희, 고행이나 마라톤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런데 게을러서 얼마나 지속될는지

팔자가 사나운 것도 삶이 힘든 것도 운명이라 하지만

어디 내 탓 아닌 것이 있으랴 생각하면 멍청하고 어리석은 인생

그게 팔자고 타고난 운명인가 보다

그 낙에 흠뻑 취하여 비틀거렸으니 이제는 조용히 가려 무나.

/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한데 내 마음은 왜 이렇게 움추려 드는가.

내 지은 죄가 많아서 그런 것일까 사색의 계절이여서 그런 것일까

자꾸만 눈물이 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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