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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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편안함 즐거움 희망
여기다가 하나 더 한다면 만족이 아닐까
만족하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욕심과 집착 아집이 가로막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네
즐겁지도 희망도 없으면 고단한 삶이 될 텐데
삶을 고(苦)라 했으니 그렇게 생각하면 별거 아니지만
마음이란 내 마음이지만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으니
그러면 당연지사가 아닌가 싶네.
수많은 세상풍경의 변화를 보면서
작년 동창회 때 000의 풍경
50여 년 전 봄 소풍 갔을 때를 생생히 기억하는데
그때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닌 것 같고
절 앞에 작은 석탑과 은행나무 한그루만
그때 기억을 떠 올릴 뿐
눈살미 없는 우둔한 머리는 모든 것이 낯설었으며
절간 들어가기 전 평평한 경사진 오르막의 감도 못 느끼고
입구 양옆으로 길게 널어선 요사채는 흔적도 없고
그자에 웬 느티나무 한그루가 버젓이 자리하며
당당하게 반겨주니 새로운 역사를 오래 이어갈 듯하네.
변화한 모습 하나 하나 열거하면 수도 없으나
그냥 야기거리며 그럴 필요가 뭐 있겠나.
50여 년 전 풍경은 내 머릿속에만 그려져 있다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 일 테지)
아무튼 잘 단장된 모습이 보기 좋았고
앞으로 50년후 에는 지금의 모습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그 모습 보지 못하니 안타까울 뿐이고
변치 않고 영원한 것은 없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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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하듯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아 가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