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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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보면 현재가 보이고 현재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뿌리고 가꾼 것이 없는데 뭐를 바라고 기대하는가.
당연히 수순 밟아가는 순리 아닌가.
아픔도 슬픔도 기쁨도 저절로 생겨났겠나.
그렇게 업보 업장 따라 괴로움 즐거움 밀려온다.
참고 견뎌내는 수밖에 태우고 태우고 또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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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긴 아픔이 고통으로 돌아온다.
내 흉허물이 더 크고 더 많은데 모른다고 모를 손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고 있는데
세상흉허물 내 것인 줄도 모르고
더 흥분하고 촐랑거렸으니 한심하고 어리석다.
전생이 있고 현생이 있고 내생이 있는데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 어느 덧에 어떻게 걸려들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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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업장을 어찌 녹이려고 돌아볼 줄 모른단 말인가.
염치스런 지난날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세상 그렇게 사는 게 아니며
의리 도리 순리 정도라는 것도 있는데
크게 벗어나면 앞날이 걱정된다.
세상 음미하고 조율할 줄 알아야 하는데 마구 촐랑거렸으니
내가 지은 내 업보 내 업장이 어디로 가겠는가.
시려오는 아픔이 이리도 괴로울 줄이야.
아직도 마음 한구석 어딘가 허전하며
딴 생각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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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장이 녹아내릴 때까지 새기고 새기고 또 새겨본다.
내가 처 놓은 내 올가미
내 덧에 내가 걸려들어 허우적 거린다.
업보는 또 다른 업보가 되어 업장을 두텁게 한다.
운명 팔자라고 핑계찾아 원망하며 자책하지 말라.
보다듬어야 할 것은 돌보지 않고 엉뚱한 곳에서 헤메였으니.
그 업장이 얼마나 두텁겠나.
답은: 내 탓, 忍(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