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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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먹고 숨 쉬고 그리고 자는 걸까.
단순한 생리작일수도 거창한 철학일수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에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여러 인연으로 만남을 이어가지만 연이 다하면 헤어진다.
가깝게는 부부간의 인연도 이런 만남의 일부이고 수틀리면 헤어진다.
직장도 만남의 계약이며 때가 되면 소멸된다.
친목회 동창회 향우회 등등 집단적인 만남도 많은데
처음에는 정으로 모였지만 회칙이나 출연한 공동기금에 이끌려 가기도 한다.
그래서 벌칙금등 제재수단도 있고 파열음을 내기도 한다.
정으로 마음으로 이어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초등학교 고향친구들은 정으로 만나기에 이런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때그때 말 한마디면 다 알아 듣고 별다른 이견은 없다.
일 년에 서너 번 만나지만 그냥 그저 그런 야기하면서
고스돕도 치고 막걸리 마시며 고향소식 친구들 소식도 듣는다.
무슨 말을 들어도 속이 확 트이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편안하다.
살아가는 형편 또한 고만고만한지라 어렵다고 어떻게 할 형편은 못된다.
그냥 만남 자체로 위안이 되고 좋은 것이다.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으면
초등학교 1학년 시절로 돌아가 꺼리길 것이 없다.
눈을 지그시 감고 내속으로 들어가니 많은 것이 떠오른다.
무엇이 옳다 그러다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아도 나도 보이고 친구도 보인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안다.
세상은 내 마음 같지 않으니 서운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
이런 마음 또한 나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욕심인 것 같다.
좋은 이야기는 좋지만 부담되는 이야기는 싫은 것이다.
언제나 같은 마음은 아니며 나를 만나는 묵상의 편안함을 느껴본다.
지나고 보면 한순간 한 때였으며 잠시잠깐 이였는데
당시에는 영원할 것 같은 기세로 천지분간 사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
무슨 말을 들어도 앞을 내다보며 산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며
불편한 심기라면 편한 자리도 불편하다.
짐이 되면 보기 싫고 귀찮은 존재가 되어 멀어진다.
사라지고 나면 후회하고 그리워하지만 이미 때는 늦다.
귀찮은 존재일지라도 내 인연이라면 순순히 살갑게 받아들여
내가 보다듬어야지 내친다고 내 인연이 어디 가겠는가.
도리와 순리가 무엇인지 힘들지만 순리대로 가는 게 깨달음이다.
살다보면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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