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

59, 참는다는 게 쉽지 않다.

초막 2013. 4. 24. 17:40

 

참는다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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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생각에 오래 머물면 잊고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다.

이것이 집착이며 의심으로 고착되면 병이다.

한번 의심하여 불신하게 되면 그 끝은 없으며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버리고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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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내 그릇의 크기에 따라 수순대로 밟아 가는데

내 못남과 잘못은 생각하기 어렵고

아픔은 오래도록 기억되며 지워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내 틀(그릇)에 맞추어진 운명인데

일상의 헛된 생각은 다 부질없는 물거품이다.

남의 것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내 틀에서는 맞지 않다.

지금의 틀이 맞지 않는다면 새틀에도 그리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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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럴까 한번 이혼하면 두 번 세 번 여러 번 하며

맞는 짝을 못 찾고 외톨이 신세가 되기도 한다.

지금 왜 소리가 나고 엇박자인지

내 틀(그릇)을 살펴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놓친 고기가 더 크고 좋아 보이고 아깝지만 별것 아니고

같은 콩이라도 남의 밥의 콩이 크게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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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내 그릇이 그만하기에 거기에 맞추어진 업장이요 팔자다.

그 틀을 벗어나려고 탓하고 원망한다고 정해진 운명이 바뀌어 질까

바꾸려면 다 내려놓고 나를 버려야 하는데

그것은 죽음보다 더 처절한 나와의 싸움이다.

그러면 운명도 비껴 설 것인데 쉬운 것이 아니며

끓으면 끓을 만큼 끓어야 하고 아프면 아플 만큼 아파야 한다.

참지 못하고 고집대로 촐싹거리면 상처는 아물지 않고 아픔만 커진다.

한심하고 어리석으면 괴로움만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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