癡情(치정)
/
남녀 간에 사랑에 얽인 어지러운 情(정)을 치정이라고 하지요
당처 받으며 당하고 나면
情(정)보다 더 치사스럽고 더러운 것도 없습니다.
/
그러나 몰래 훔쳐 먹는 떡이 맛있다고
아래랑 고개 넘어 갈 때야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짜릿 짜릿한 스릴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어떻게 설명 할 수가 없지요
이런 것 한두 번으로 끝나야지 오래가면 단명하고
敗家亡身(패가망신)의 지름길입니다.
/
치정에 불붙으면 휘발유보다 더 강열하게 타오르며
거기에 덴 사람도 있으며 잘못된 삼각관계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목숨까지 앗아가며 돌이킬 수 없는 상처는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지요.
잘 승화시켜 그 쾌감을 오래도록 간직한다면 소중한 추억이지만
그렇지만 말 못하는 벙어리 냉가슴 추억입니다.
/
늙으막히 중년이 되어 배우자 없이 친구들 끼리 모이면
이런 이야기를 무슨 무용담 늘어놓듯 입에 게거품을 물지요
그러다 마누라 들어오면 시치미 뚝입니다.
가끔은 입이 근질근질하여 이런 과거사 야기하다
부부간에 쌈 박 질도 하고 이혼까지 가기도 합니다.
/
늦은 저녁 무렵에 먼진 승용차가 횡단보도 길가에 바짝 붙이드니
중년의 여성이 장바구니를 들고 베시시 웃음 지으며 인사를 건네며 내리자
승용차는 윙크하번하고 어디론가 쏜살 같이 달아나고
아줌마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황급히 아파트로 들어갑니다.
남의 사정 알 수는 없지만 말없는 것을 보니 부부는 아니고
어디 좋은데 갔다 오나 봅니다.
그곳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둘이만 아는 곳인데
알려고 하면 천기누설이고 무덤까지 갖고 가야 할 비밀입니다.
/
요즘 애인 한 두 명 없으면 팔불출이라는데
이런 말 하는 사람들 자기 배우자는 예외라고 생각하겠지요.
세상에는 들어나는 불륜이나 죄보다 그렇지 않는 것이 더 많을 것입니다
다 까 뒤 접히면 시끄러워서 못 살아갑니다.
몸 안으로 많은 병균들이 들어오지만 면역력으로 극복하기에 살아갑니다.
그것 다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고
허약하면 질병에 걸리기도 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하직합니다.
/
세상살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 큼직큼직한 것만 걸러내고
잔챙이는 그냥 흘러 보내는 것입니다.
情(정)으로 사는 세상 정 때문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정도 정 나름이고 그래도 따뜻한 情(정)이 있기에
우리사회는 메마르지 않습니다.
'세상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 입구와 출구 (0) | 2012.10.12 |
---|---|
71. 이제는 (0) | 2012.09.01 |
69. 눈길 (0) | 2011.12.24 |
68. 愼獨(신독)/ (0) | 2011.10.13 |
67. 無知(무지) (0) | 2011.1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