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복통

74. 옛날야기

초막 2021. 2. 20. 17:59

옛날야기
/
앞치기 뒤치기 옆차기 호미걸이로
기술좋고 힘좋은 친구들이야
묘등 골방 보리밭에서 맺은인연
사연도 첫사랑도 있을 태지만
나는 말로만 껍쩍됐지 맹탕일세요
/
연말 망년회 회식자리
3개다당에서 커피 배달온
아가씨들 노래를 듣는데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노래 “수덕사의 여승” 
애달프고 구수하게 잘불러
면장님의 18번 노래
“남원의 애수”를 청하여
노래소리에 면장님 뿅가서
팁도주고 난리가 났는데
/
회식이 끝나고
왜 흥겨운 노래를 않하고
슬픈노래를 불렀냐? 물으니
불교 신자라 가장 잘부르는
18번이라서 불렀다 하는데
그후  진짜 사찰(절)로 떠났고
그 아가씨만 기억나지
옷깃만 스쳐간 인연들이야
있어본들 이름도 잊었고
얼굴만 어렴풋 하네유
/
면장님은 다음해 퇴임.
그리고 몇 년 못살고
저세상 가셨는데
아가씨는 잘 살고 있을까
세월의 무상함만
아리하게 저미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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