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아름다움

51. 일심동체/

초막 2014. 3. 27. 14:04

일심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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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남녀가 만나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가면

부부는 몸과 마음이 하나며 일심동체라 한다.

살다보면 맞추어져 얼굴도 서로 닮아간다.

그렇지 못하고 사이가 벌어지면

따로 따로 제 갈 길을 간다.

일심동체가 되어 한마음 한 몸으로

살아간다는 게 듣기는 좋지만 엄청 피곤하다.

생긴 구조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역할도 다르고 생각이 다른데 같은 마음 같은 몸이라니

생물학적으로 불가하지만 맞추어 가라는 뜻인 것 같다.

한마음 한 몸이라면 죽으면 같이 죽어야지만

같이 죽는 사람은 없다

일심동체라면 필요할 때 눈살 찌푸리지 않고 대소변 받아 내고

내 몸같이 닦아주고 챙겨주면 된다. 과연 이러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가 그렇지 못하면 그렇게 해 주기를 바라지도 말아야 하며

심하면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거 보고 도망가기도 한다.

사별하고 1년 탈상도 안 되어 재혼하기도

배우자가 있는데 불륜행각도

세상에 다 들어나 않아 그렇지 꾀 많을 것이다.

무늬만 부부며 밥만 같이 먹는 식구로 살면 그렇다.

이마져도 아닌 부부들이 많다

그렇다고 서로가 속박이 되어 산다는 것도 피곤하다.

그러니 일심동체는 너무 과장된 말이며

다른 마음 각자 몸으로 살아가는 게 편하다.

50대면 천장보고 누워 자고 60대면 각방 쓰고

70대면 안에서 자는지 밖에서 자는지도 모른다.

이정도면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다.

그렇게 즐기며 열심히 사는 게 행복이다.

나는 이런 생각 하는데

울 마누라는 무슨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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