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66. 염치

초막 2011. 10. 3. 16:44

염치

/

덮어 놓은 지난날의 행적 다 파헤치면

내가 싸 놓은 똥이 더 더럽고 구린내 나는데

남의 거시기 구린내만 탓한다.

/

그때 똥 싼 경험이 의부증 되고 의처증이 된다.

많이 알아 좋은 것도 있지만 알아서 해가 되는 것도 있다.

세상을 불신하고 의심하는 것은 세상이 그러한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그러한 것이다.

내 한 생각 바꾸면 세상도 내마음도 평온한데

욕심과 아집 헛된 잡념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

중환자실에 배우자를 두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두고서

귀찮고 보기싫어 짐 챙겨 가는 자가 있는가 하면

식물인간과 다른바 없는 배우자를 내 수족 다루듯 소중히 하고

장애를 가진 자식이 애초롭고 애닮아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람도 있다.

/

지저분한 그릇에 지저분한 것이 담기고

깨끗한 그릇에 깨끗한 것이 담긴다.

제 그릇 더러운 것은 탓하지 않고

그릇 속 음식물 탓한다고 깨끗해질리 있겠는가.

/

내가 지어 놓은 과업이 이제야 결실을 맺어

피눈물이 쏟아지고 억장이 무너진다.

현명한자는 힘 있고 능력 있을 때 깨닫지만

어리석은 자는 깨어지고 무너져야 깨닫는다.

/

화려한 명성 날리며 통 크게 멋지게 사는 잘난 사람도 있고

쫌생이되어 쫌쫌한 것 작은 것에 집착하여

자기밖에 모르는 못난 사람도 있다.

내 삶이 교만하거나 게을러질 때는 전자를 생각하고

옹색해져 집착과 욕심에 사로잡힐 때는 후자를 생각하며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가 먼저 다듬고 맞추어 가자.

/

어떤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쳐도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굳건하게 살아가리라.

그러고 보니 참 염치없는 인간이 되었다.

앞으로는 염치없는 생각은 그만하면 좋겠다

'세상만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68. 愼獨(신독)/  (0) 2011.10.13
67. 無知(무지)  (0) 2011.10.05
65. 진리탐구  (0) 2011.09.19
64. 인기 영합주의  (0) 2011.09.19
63. 단칼에 무 자르듯/  (0) 2011.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