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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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 놓은 지난날의 행적 다 파헤치면
내가 싸 놓은 똥이 더 더럽고 구린내 나는데
남의 거시기 구린내만 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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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똥 싼 경험이 의부증 되고 의처증이 된다.
많이 알아 좋은 것도 있지만 알아서 해가 되는 것도 있다.
세상을 불신하고 의심하는 것은 세상이 그러한 게 아니라
내 마음이 그러한 것이다.
내 한 생각 바꾸면 세상도 내마음도 평온한데
욕심과 아집 헛된 잡념은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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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에 배우자를 두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두고서
귀찮고 보기싫어 짐 챙겨 가는 자가 있는가 하면
식물인간과 다른바 없는 배우자를 내 수족 다루듯 소중히 하고
장애를 가진 자식이 애초롭고 애닮아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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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한 그릇에 지저분한 것이 담기고
깨끗한 그릇에 깨끗한 것이 담긴다.
제 그릇 더러운 것은 탓하지 않고
그릇 속 음식물 탓한다고 깨끗해질리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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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어 놓은 과업이 이제야 결실을 맺어
피눈물이 쏟아지고 억장이 무너진다.
현명한자는 힘 있고 능력 있을 때 깨닫지만
어리석은 자는 깨어지고 무너져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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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명성 날리며 통 크게 멋지게 사는 잘난 사람도 있고
쫌생이되어 쫌쫌한 것 작은 것에 집착하여
자기밖에 모르는 못난 사람도 있다.
내 삶이 교만하거나 게을러질 때는 전자를 생각하고
옹색해져 집착과 욕심에 사로잡힐 때는 후자를 생각하며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가 먼저 다듬고 맞추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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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비바람 눈보라가 몰아쳐도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냥 그렇게 굳건하게 살아가리라.
그러고 보니 참 염치없는 인간이 되었다.
앞으로는 염치없는 생각은 그만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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