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道의 고향

12. 정도/

초막 2010. 3. 5. 12:02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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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갑자기 볼일은 보고 싶은데

주위에 화장실도 없고 그냥 참자니 힘들고 괴로울 때가 있다

다급하면 주위 눈치 슬금슬금 살피다가

남의 담벼락 밑이나 으슥한 곳에서 그냥 까붙이고 볼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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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나가는 사람이 처다 보지는 않을까

주인이 나와서 개망신을 주지 않을까

이렇게 급히 일 보다보면 긴장되어 참았던 것도 잘 안 나온다

(그래도 50대 아줌마가 가장 용감하다)

그래서 대충보고 중간에 바삐 돌아서다보면

본둥 만둥 뒤 끝도 개운치 않고 바지가랑이 치마자락도 적시고

앞 동대문도 헌 하게 다 열어 재치고 실수 연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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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휴게소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면

뒤에 사람이 기다리든 말든 느긋하게 볼일 보면서

볼 것 다보고 만져볼 것 다 만져보고

그리고 일 끝나면 앞 동대문도 확실히 잠그고

허리띠도 다시 움추려 고쳐 매고

마지막엔 손도 깨끗하게 씻고 나오면 기분이 상쾌하다

이것이 정도와 비정상의 차이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일이 흔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상황이 가끔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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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비정상 잘못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숯 한 탈법 탈선이 있었지만 그동안 탈 안 나고 잘 견뎌 왔다.

부지런히 배워서 능력도 재력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제는 정도가 아니면 힘든 세상이다.

우리나라 문맹 율은 세계 1위이고 그만큼 사회는 투명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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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대상자든 여든 야든 그들은 먹고 살아가는 데는 걱정 없다.

그런데 T.V앞에만 나오면 빈농의 아들 이였고 서민을 들먹인다.

그런데 재산은 몇 수십억 된다.

청문회 때마다 이런 장면은 반복되는데

진짜 서민은 아프면 병원가고 아이 학교 보내고

우선 먹고 사는 의식주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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