貧道의 고향

11. 아쉬움/

초막 2010. 3. 5. 12:01

아쉬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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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물을 지배하는 머리를 가졌지만

부족한 게 많고 어리석고 불안한 존재다.

그래서 지나고 보면 아쉬움이 묻어난다.

아쉽지만 되돌릴 수 없는 게 대자연의 순리다.

만약 역사의 바퀴를 거꾸로 돌아가게 한다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몸엔 수많은 세포가 생겨나고 죽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갈 때는 가야 하는데 계속 남아 있는 것이 암이다

암이 별다른 게 아니라 죽지 않은 세포 덩어리다.

강제로 잘라 내거나 방사선으로 말려 죽인다.

그게 잘되면 좋은데 실패하면 끝이다.

 

아무리 아쉬워도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면

이보다 더 큰 재앙은 없을 것이다.

과학이 발달해도 또 다른 문제가 생겨 괴롭힌다.

뜻하지 않은 일로 돌이킬 수 없는 일 당하면

황당하고 애틋하여 슬픔은 온 세상을 덮지만.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안 되지만 덮고 간다.

 

이런 대자연의 순리를 운명이라고 하기도 하고

하늘의 뜻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는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더 큰 슬픔이 온다.

슬픔의 가슴앓이로 제 운명도 함께 접기도 한다.

일상생활 자질구레한 아쉬움은 수없이 많은데.

어느 하나가 전부인양 집착하면 어리석은 일이다.

 

그래서 “돈 나고 사람 났다”. “공부가 인생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 어디 너 하나뿐이랴” 등등.........

다 경험에서 우러난 말 새겨들어야 할 경구다.

아쉬움이 많다는 것은 부족함도 많고 욕심도 많다는 것이다.

물질은 풍부해지는데 왜 그럴까

마음 다스리는 기술 부족과 나눔이 부족해서 그렇다

그래서 풍요 속에 빈곤은 잘못된 나눔의 아쉬움이다.

 

아쉬움과 욕심은 더 좋은 것을 개발하고 풍요롭게 만들지만

잘 못 다루어지면 더 큰 아쉬움을 남긴다.

마치 갈증에 소금물 들이키면 마실 때는 풀리는 듯하지만

지나면 더 갈증을 느낀다.

보고 듣고 읽으면서 생각하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데는 마음이 쏠리지만

쓴 소리 바른 소리는 새기지 못한다.

 

마음이 아닌 머리로 받아들이면 이렇게 된다.

아쉬움 속에 살다가 아쉽게 가는 것이 삶인데

전자의 아쉬움은 먼저 간 자의 뉘우침이고

후자의 아쉬움은 남은 자의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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