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
글자 낱개로는 모양새가 별로이나
주변 다른 글자와 조화를 이루면 보기가 좋고
이런 글씨를 잘 썼다고 한다.
낱개로 떼서보면 잘 쓴 글씨인데
왠지 모양새가 어색하고
어울림이 엉망인 글씨도 있다.
이래서 예술이라는 게 있고
세상은 하나로 획일적이지 않고
천태만상이며 어울리고 조화를 이루는데
멋과 맛이 묻어난다.
이것이 곧 삶이고 인생인데
굳이 이상한데 특별한 곳 찾아
고고한 척 살 필요는 없다.
어쩌면 자기 삶이 아닌
보여주기 삶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형식과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
잘 생각해 보면 그럴지 모른다.
고스톱 치며 피박 광박 쓰리고
넘어 갈 때 그 짜릿함, 그러면서
막걸리 한잔 걸치는 것이
최고 즐거움일지도 모르는데
이런 말 들어내 놓고 함부로 말하면
천박하다 할까봐 마음으로 즐기다.
그래서 오래도록 줄기차게 만난다.
부담없이 즐기는 곳이 최고의 전당
나만의 즐거움은 모두의 즐거움이 되어야 하고
글자의 어울림이나 사람과의 어울림이나
근본이치야 무엇이 다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