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정도.순리

19. 소한유사

초막 2025. 9. 3. 16:00

소한유사
(小寒遊思)
/
젊어서는 능력이 있어야
살기가 편안하나,
늙어서는 재물이 있어야
살기가 편안하다.
/
재산이 많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고,
인물이 좋을수록
늙는 것은 더욱 억울하다.
/
재산이 많다 해도
죽어 가져갈 방도는 없고,
인물이 좋다 해도
죽어 가져갈 도리는 없다.
/
성인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고,
도학군자라도
늙음은 싫어하기 마련이다.
/
주변에 미인이 앉으면
바보라도 좋아하나,
주변에 노인이 앉으면
군자라도 싫어한다.
/
아파보면 달라진 세상
인심을 잘 알 수 있고,
늙어보면 달라진 세상
인심을 잘 알 수 있다.
/
대단한 권력자가
망명 신세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재산가가
쪽박 신세가 되기도 한다.
/
육신이 약하면
하찮은 병균마저 달려들고,
입지가 약하면
하찮은 인간마저 덤벼든다.
/
잘 풀리고 잘 나가면
어중이떠중이 다 모이지만,
일이 꼬이고 망가지면
갑돌이 갑순이 다 떠나간다.
/
잃어버린 세월 복구도 소중하나,
다가오는 세월 관리가 더 소중하다.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이 소중하나
여생이 짧을수록 남은 시간은 더 절박하다.
/
개방적이던 자도 늙으면 폐쇄적이기 쉽고,
진보적이던 자도 늙으면 타산적이기 쉽다.
거창한 무대라도 공연 시간은 얼마 안 되고,
훌륭한 무대라도 관람 시간은 얼마 안 된다.
/
자식이 없으면 자식 있는 것을 부러워하나,
자식이 있으면 자식 없는 것을 부러워한다.
대개 자식 없는 노인은 고독하기 마련이나,
대개 자식 있는 노인은 심난하기 마련이다.
/
못 배우고 못난 자식은 효도하기 십상이나,
잘 배우고 잘난 자식은 불효하기 십상이다.
있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관심이 집중되나,
없는 자가 병들면 자식들 부담이 집중된다.
/
세월이 촉박한 매미는 새벽부터 울어대고,
여생이 촉박한 노인은 새벽부터 심난하다.
계절을 잃은 매미의 울음소리는 처량하고,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서글프다.
/
심신이 피곤하면 휴식 자리부터 찾기 쉽고,
인생이 고단하면 안식 자리부터 찾기 쉽다.
삶에 너무 집착하면 상실감에 빠지기 쉽고,
삶에 너무 골몰하면 허무감에 빠지기 쉽다.
/
영악한 인간은 중죄를 짓고도 태연하지만,
순박한 인간은 하찮은 일에도 불안해한다.
/
삶에 너무 골몰하지 마십시오.
확대경으로 음료수를 들여다
보면서 마시면 마실 수 없습니다.
그럼 어쩌지요?
확대경을 부숴 버리고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지요.
/
너무 구체적으로 파고들며
불안하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해도 됩니다.
//
-좋은 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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