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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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무엇일까.
길가에 저절로 피어난 한포기 풀이 자라듯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분홍색 노랑색 이름 모를 들꽃도 피어보지만
누가 봐 주는 이 없고 그렇게 피고 지기를 수없이 하다가
어느 날 영원히 지고 다시 피어나지 않는다.
그렇게 때가 되면 삶도 그렇게 마감한다.
때로는 상처도 입고 적응하지 못하면 중간에 사라지기도 하는데
지금 살아있다면 세상 감사해 해야 한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존재감을 나타내려고 하니 욕심도 걱정도 생긴다.
무슨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고하지 말라.
그냥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고 삶이다.
좋은 대학 나와 많이 배워 많이 알고 부와 명예도 한껏 높였지만
개구리 올챙이시절 생각지 못하고 덤벙 데다가 철창신세지기도 한다.
자기반성할 줄 모르고 무슨 정의인양
투신도 하고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어리석은 짓을 한다.
뭔가를 내 보이고 특별하게 살려고 하니 이런 불행을 자초한다.
세상엔 좋은 글귀 훌륭한 가르침도 많은데
내 마음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무엇을 보고 듣고 채워본들 허당이다.
타고난 운명과 팔자도 살아가면서 수없이 요동치는데
저절로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없으며
모든 것을 받아들여 마음으로 비운다는 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언젠가는 한번은 그럴 날이 올 것인데
그러기 전에 깨닫는다면 세상은 아름답고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색즉시공 공즉시공 물질은 언젠가는 무로 돌아가는데
생명이야 더 말할 바 없고 유한하다.
無(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는다면 걸릴 것도 막힐 것도 없는데
그 깨달음의 경지로 가는 길은 험난하고 고달프다.
나라는 존재감 특별함을 내세우려고
근심걱정은 나의 아상과 집착에 사료 잡혀
허우적거리는 108번뇌가 아닐까.
그렇게 내 에고에 내가 갇혀 업보와 업장을 쌓아가는 것이다.
내가 지은 업보와 업장 현세에 나타날 수도 있고
다음 생으로 이어 질수도 있는데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도와 줄 사람은 없다
(天上天下唯我獨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