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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초막 2010. 3. 4. 15:06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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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나 낮이나 쉴 줄 모르고 항상 깜박이면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과속차량 난폭차량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없이 서서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 여지없이 사고를 당할 수 있으며

5분 먼저 가려다가 50년 먼저 갈 수 있다.

내 말 안 들을 자 누구며 나는 거리의 수호신이요 황태자다

내 얼굴색 변화에 따라 모두들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오늘도 얼마를 깜박 그렸던가.

나의 신호에 따라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안전하게 건넜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의 표정 별의별 사람들을 다 보았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그중에서도 악한 사람 선한 사람 .


그러나 구분 짓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깜박이기만 하였다

파랑 불일 때는 반가웠을 것이고

노랑 불로 바뀔 때는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고

빨강 불일 때는 아쉬움도 남았을 텐데


그러나 가고 싶다고 편법이 통 하드냐 뇌물이 통 하드냐

나를 믿고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지 별수가 있던가.

세상사 나처럼 빨강 불이였다가 파랑불로 바뀔 때가 있겠지

나를 믿듯 세상을 믿고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