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골

108. 통지표

초막 2024. 12. 21. 23:00

국민(초등)학교 시절,
흰색 16절지 성적표를 받으면
秀, 優, 美, 良, 可 부터
따져 보았죠.
/
秀를 받으면 기분이 아주 좋았고
優, 美는 보통
良, 可엔 울상이었던
철부지 그 시절이 있었죠.
/
秀는 빼어남.
優는 넉넉함.
美는 아름다움.
良은 어짊.
可는 옳음이 아닌가?
/
어느 한 글자
나쁜 뜻이 아닌데..
왜 나는 빼어남과
넉넉함만을 좋아하고
어짊과 올바름을 그토록
싫어했을까?
/
다섯 글자는 나름대로
다 좋다는 걸 그때 왜 몰랐을까?
흰 머리가
듬성 듬성해진 지금!!
그 성적표의 의미를 조금
알 듯도 하다.
//
지금! 나의 성적표는?
나는 아직도 그때 그시절
성적표 처럼.....
'수우미양가(秀, 優, 美, 良, 可)'를
秀, 優, 美, 良, 可 부터
따져 보고있지는 않나요???
인생에 고개 마루에서 잠시 생각해봅니다.
(모셔온 글)